의사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속속 '송금 인증글'의대생 부모들도 "우리가 돕자" 1000만원 후원환자 살리는 복귀 전공의 지킬 선배 의사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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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의 병원 복귀를 막고 의료공백을 부추겨 환자 생명을 앗아가도록 만든 의료계 블랙리스트 파장이 여전한 가운데 구속된 작성자를 두둔하는 것을 넘어 '영웅 만들기'에 돌입한 모양새다.명백한 잘못임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각종 의사단체들은 옹호하기에 급급했고 일부 의사는 성금을 내면서 응원하고 있다. 의대생 부모들까지 1000만원의 후원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로 구속된 정모 사직 전공의를 돕자는 취지로 모금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의사사회 일각서 소위 '투사(鬪士)'로 표현된다.동료와 선후배를 표적 삼아 괴롭힌 행위였고, 피해자는 극단 선택의 위험성이 있다고 했는데도 오히려 보호하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이다.의사 인터넷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는 구속된 사직 전공의에게 송금한 인증 글이 올라오고 있다. 10만원부터 수백만원까지 인터넷뱅킹 입금 내역을 갈무리하며 석방을 응원하고 있다.이들의 송금 행위는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젊은 의사들은 병원을 떠났으나, 본인들은 현장에서 돈을 벌고 있다는 미안함이 기반이 된다. 이는 MZ 의사들의 압박에 위축된 선배 의사들의 실체가 드러나는 대목이다.중앙일보 등에 따르면 전국의대학부모연합(전의학연)은 사직 전공의의 가족을 만나 특별회비 1000만원을 전달했다. 변호사 선임을 돕겠다는 명분으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또 전의학연은 공지를 띄워 "의대생들은 물론 전공의들이 함께 너무나 큰 상처를 입고 있다"며 "끝까지 그들을 보호하고 지켜야 할 어른은 우리밖에 없다. 추가 특별회비 모금과 탄원서 제출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지탄 아닌 '응원' 열풍 … 피눈물 나는 피해자들구속된 사직 전공의는 지탄이 아닌 응원을 받고 있다. 어떤 의사 및 교수단체도 "블랙리스트는 잘못된 것"이라고 꾸짖지 않는다. 하다못해 의료계 원로라도 동료에게 족쇄를 달고 환자 죽음을 조장한 행위에 대해 비판을 해야 할 텐데 나서는 인물이 없다.이러한 상황 속 남은 전공의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명백한 피해를 받았음에도 이들은 격려하거나 보호하려는 선배 의사들이 없기 때문이다. 작성자를 계속 두둔하고 엄벌을 논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그려질 시나리오는 불 보듯 뻔하다. 의료붕괴다.오히려 환자들이 남은 전공의를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식도암을 앓고 있는 한 환자는 "의료대란에 피해를 본 환자가 쏟아지는데도 동료 복귀를 막겠다며 살인 방조 행위를 한 것"이라며 "이제 환자의 인권도 없어진 것 아니냐"며 울분을 토했다.그는 "구속 전공의가 원칙대로 벌을 받아야 이 사태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며 "남은 전공의를 돕는 방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환자단체나 정부가 나서야 할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