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차례 대책에도 집값 계속 상승세…與 유례없는 강력 규제법안 앞다퉈 발의종부세·취득세 일괄 강화, 퇴로없는 과세 압박… 매물 잠김·집값 상승 우려野 "공급확대" 원록적 얘기만…전문가 "재개발·재건축 재개, 규제완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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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움직임이 여의도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각종 규제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22차례의 걸친 부동산정책을 쏟아내고도 집값은 계속 오름세를 유지하면서 심각한 민심이반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정부와 여당이 내놓는 대책이 모두 '증세'와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종합부동산세를 올리겠다는 정책이나 민주당이 발의한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 거래세를 올리는 법안은 결국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겠다는 취지다.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접수된 104건의 법안 중 부동산과 관련된 법안은 26건으로 25%에 달한다. 뉴데일리경제가 발의된 부동산 관련 법안을 분석한 결과 이중 23건이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었다. 국토위뿐 아니라 기획재정위원회에도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는 등 각종 부동산 규제 법안이 산재해 있다.종합부동산세를 현행 0.5~3.2%에서 0.6~4%까지 올리는 정부발의 법안부터 주택매매시 양도소득세를 최대 80%까지 내도록하는 소득세법 개정안, 임대사업자의 공제혜택을 축소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이 앞다퉈 발의됐다.유례없는 강력한 규제가 쏟아지고 있다는 시장의 비판속에도 이같은 법안 발의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민주당은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한계가 왔다고 판단, 당 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계획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투기세력을 쫓아가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당 안팎에 깔려 있다"며 "부동산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심리를 잡도록 선제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이에따라 여당은 부동산 실효세율을 근본적으로 인상하는 추가대책을 더 내놓을 예정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각종 공제 축소 등 종부세의 실효세율을 높이기 위한 추가 조치를 확실히 검토하겠다"고 말했고 이해찬 대표는 다주택자에게 최대 15%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싱가포르 모델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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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장 반응은 차갑다. 보유세와 거래세 모두 세율을 올리면 다주택자의 매매 퇴로가 막혀 매물 잠김 현상이 일어나고 결국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매할 수 있도록 유도해서 1주택자로 만드는게 핵심"이라며 "보유세도 올리고 양도세도 올리면 진퇴양난이 돼서 오히려 주택을 계속 보유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했다.세금을 올리는 증세·과세 정책으로는 투기세력을 잡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대표는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는 정부가 생각나는게 세금 밖에 없는 것 같다"며 "세금을 올리는 정책은 하나의 위협적인 방법으로 일시적으로 꿈틀할지는 모르지만 결국 부동산값은 오르게 돼 근본적 투기방지 정책이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야당도 무기력하기는 마찬가지다. 증세보다는 공급확대를 통해 집값을 잡아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반복할 뿐 구체적인 대안제시는 못하고 있다.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단의 조치 지시 이후 전방위로 대책마련에 머리를 맞대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전날인 7일 부동산 대책마련을 위한 녹실회의(관계장관회의)를 열었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다주택자 부담을 강화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한다는 원칙을 확인한 자리"라며 "구체적인 추가 대책은 관련부처 의견을 수렴해 곧 도출할 것"이라고 했다.전문가들은 대안없는 부동산 과세강화와 퇴로를 내주지 않는 공급절벽이 이대로 이어지면 걷잡을 수 없는 부동산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한다.권대중 교수는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은 중요한 이유는 공급대책의 부재"라며 "어떤 대책을 내놔도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많으면 가격은 오르게 돼 있다"고 했다. 그는 "서울 도심지 노후 주택 재개발·재건축 사업 재개나 용적률 등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주택청약제도도 세대별로 안배해서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