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16일 입장문 발표당초 선 긋던 입장에서 선회여론악화, 고려아연 사태 등 감안한 행보투자자들, 비대위 구성해 집단행동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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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사재 출연을 결정했다. ⓒ뉴시스
홈플러스 사태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대되자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결국 사재 출연을 결정했다. 다만 홈플러스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여전히 피해를 보상받기가 어려운 상황이다.16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주주사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홈플러스의 회생절차와 관련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김 회장은 특히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당초 MBK파트너스는 김 회장의 사재 출연에 대해서 선을 긋는 태도로 일관했다.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회장의 사재 출연 사안은 이 자리에서 답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한 바 있다.김 회장의 입장 선회에는 여론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홈플러스 CP,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 단기사채 등 단기채권 판매잔액은 5949억원으로 집계됐다.게다가 홈플러스가 지난달 25일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한 후에도 820억원 규모의 ABSTB를 발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일각에서는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배당과 자산매각 등을 통해 수익을 얻었지만 위기 상황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아울러 고려아연과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두고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안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김 회장이 사재 출연을 결정했지만 홈플러스의 CP, ABSTB, 단기사채 등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보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이들은 MBK가 신용등급 강등을 사전에 알았음에도 회사채를 팔았다면 불완전판매이며,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실제로 일부 투자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집단행동을 추진하고 있다. 비대위는 홈플러스는 물론 홈플러스의 CP와 전단채 등을 판매한 신영증권을 대상으로도 사기죄로 형사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홈플러스는 지난달 말 신용등급 하락 이후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지난 4일 돌연 기업회생철자(법정관리)를 신청했다.홈플러스는 오는 6월 3일까지 이해관계인의 권리 조정, 변제 방법, 채무 조정 방안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