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과 미래 자동차-모빌리티 협력 논의단순한 협력 넘어 다가올 미래차 시대 선도 의지이재용 부회장, 전장사업 육성… 미래 시장 선점 2017년 하만 인수로 전장사업 진출… 부품 등 투자 활발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뉴데일리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사업 육성을 위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와 동맹전선을 구축하며 배터리에 이어 전장산업까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불확실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먹거리 지속 발굴 및 과거 대규모 투자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과 미래 자동차 및 모빌리티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회동은 올해만 두번째다. 정의선 부회장이 지난 5월 미래 배터리와 관련 협력을 위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하며 첫 회동에 나선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경영진은 차세대 친환경차와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 모빌리티), 로보틱스(robotics)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성장 영역 제품과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또한 양사 경영진은 연구개발 현장을 둘러보고, 자율주행차와 수소 전기차 등을 시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이 주목되는 것은 배터리에 이어 전장까지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서 광범위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전장사업에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삼성전자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만남은 단순히 사업 협력을 넘어 다가올 미래차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전장사업은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챙길 만큼 애정을 쏟는 부분이다. AI(인공지능)와 자율주행 그리고 5G 이동통신이 결합한 미래 자동차에서 전장부품은 사실상 자동차의 핵심이다.

    삼성은 지난 2018년 180조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인공지능 ▲5G ▲바이오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을 꼽았다. 

    삼성의 4대 미래 성장사업 중 3가지인 AI와 5G, 전장사업이 미래차를 통해 고성장이 점쳐진다. 이 부회장이 미래차를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차량용 전장·오디오 전문 기업인 '하만(Harman)'을 인수하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하만은 삼성에 편입된 이후 조직을 정비하는 과정을 거치며 본격적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만은 지난해 11조 7500억원의 매출과 32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7년 삼성에 편입된 이후 최대치로 인수 첫 해인 2017년과 비교하면 5배 이상 높은 성적이다. 

    매출도 매해 1조 이상 꾸준히 성장해온 가운데 2018년 매출 10조원 벽을 넘기면서 달라진 면모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하만과 합작해 전장사업 분야에서 '디지털 콕핏'을 선보이며 완성차업체들에 지속적인 공급을 추진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삼성은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시스템반도체를 비롯해 메모리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부문에서도 대규모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 이 부회장이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MLCC(적층 세라믹 캐피시터) 사업을 직접 살피고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MLCC는 대부분 전자제품에 들어가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자동차에는 전장용 MLCC가 약 3000~15000개 가량 탑재되는데 자동차의 전장화 및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관련 시장 확대에 따라 전장용 MLCC는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여겨진다.

    글로벌 MLCC 시장 규모는 2020년 16조원에서 2024년에는 20조원으로 성장이 예상되고 있으며 전장용은 29%에서 35%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지난 2월부터 가동에 나선 화성 EUV 전용 라인에서 내년에 5나노 공정 기반의 자동차용 파운드리 플랫폼을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의 자동차용 반도체에 성능과 안정성이 검증된 28나노 공정 기반의 완전공핍형 실리콘 온 인슐레이터와 14나노미터 공정을 활용하고 있다. 향후에는 8나노미터 공정으로 이를 확대해 고객 수요에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이 힘을 쏟고 있는 통신과 인공지능(AI) 사업도 미래차에서 중요한 분야다. 이들 사업 역시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삼고 집중 육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미래 기술로 꼽히는 6G 기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6G는 테라(tera) bps급 초고속 전송속도와 마이크로(μ) sec급 초저지연 무선통신을 가능케 하는 미래 핵심 통신 기술이다.

    한편 현대·기아차 남양기술 연구소는 1995년 설립, 국내 자동차 연구개발 시설로는 최대인 347만㎡ 규모를 자랑하며 1만4천여명의 연구인력이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