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생보사 라이나생명 매각설 불거져 저성장·저금리에 발 빼는 외국계 보험사 동양생명·ABL생명 등 잠재 매물로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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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계 보험사들의 한국 시장 철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저금리 저성장과 고령화, 저출산으로 인한 구조적 한계로 수익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또한 2023년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도 커지고 있어 서둘러 발을 빼는 모양새다. 최근 인수합병으로 업계 지각변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시장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그나그룹의 한국 자회사 라이나생명 매각 추진설이 확산하고 있다. 시그나그룹은 라이나생명 지분 100%를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나생명은 총자산 기준 21위로 수입보험료 기준으로는 업계 13위인 중위권 생보사다. 라이나생명은 매각설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업계에선 사실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매수 후보로는 우리금융이나 하나금융 등의 금융지주사가 거론되고 있다.

    TM채널 마케팅에 강점을 가진 라이나생명 매각설까지 불거지면서 외국계 생보사의 인수합병(M&A)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시장에서는 외국계 보험사들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그나마 제값을 받을 수 있을 때 발을 빼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의 한국 시장 철수 이유론 성장 정체가 꼽힌다. 보험업계가 저금리 등으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생명보험 성장률은 마이너스 2.2%로 점쳐진다. 업계에선 동양생명, ABL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도 M&A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오는 2023년부터 도입될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은 또 다른 부담요인이다.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도입 과정에서 컨설팅 및 소프트웨어 구매 비용 등 수백억원의 비용 부담을 안게 된다.

    국내 시장에서 떠나는 외국계 보험사를 금융지주사 등이 인수하면서 업계 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앞서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가진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은 지난해 11월 매각 작업에 착수했으며 KB금융과 지난 4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푸르덴셜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 총계는 약 21조원으로 업계 11위다.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대한 금융당국 승인은 8월 중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금융 계열사인 총자산 순위 17위 KB생명이 푸르덴셜생명과 합쳐지면 생명보험업계 10위권 내로 진입이 가능해진다.

    외국계 보험사 M&A(인수합병)가 이어지면서 생명보험시장은 기업계 보험사와 금융그룹 계열사 위주로 재편될 전망이다. 생보업계 자산규모 순위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순이다.

    신한금융 계열사가 된 오렌지라이프는 내년 7월 신한생명과 통합 시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업계 4위로 올라서게 된다. PCA생명과 통합으로 자산규모 5위였던 미래에셋생명은 농협생명에 이어 업계 6위가 된다.

    신한금융 계열사로 편입된 오렌지라이프는 내년 7월 신한생명과 통합 시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업계 4위로 올라서게 된다. PCA생명과 통합으로 자산규모 5위였던 미래에셋생명은 농협생명에 이어 업계 6위로 밀려나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들이 성장이 정체된 국내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며 “생보사 M&A가 지속해서 추진되면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