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갱' 취급 논란에도 … 국내 카드사 애플페이 도입에 '적극'20대 10명 중 6명이 아이폰 사용자 … "미래 고객 유입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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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결제 수단 '애플페이'가 한국 시장을 '글로벌 호구' 취급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른 국가보다 높게 책정된 것으로 알려진 수수료와 최근 국내 고객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계속 도마에 오르는 탓이다.그럼에도 국내 카드사는 애플페이 도입을 적극 검토 및 추진하고 있어 서비스 확대 가능성과 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래 고객 유치와 소비자 편의성 증대, '혁신 브랜드' 이미지 구축 등 효익을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애플페이 확대 조짐 … 신한·KB국민카드, 올해 도입 추진2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 중 현대카드가 유일하게 서비스를 제공했던 애플페이는 올해 다른 카드사로도 확대될 조짐이다.신한카드는 금융감독원의 애플페이 사전약관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KB국민카드도 서비스 연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카드도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농협카드와 우리카드는 현재 '사실무근'이라고 대응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애플페이 도입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애플페이는 2023년 3월 현대카드를 통해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하지만 애플페이 결제 비중은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애플은 NFC(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을 통해 애플페이 서비스를 지원하는데, 국내 가맹점의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의 삼성페이 시장 점유 및 서비스 간편화도 애플페이의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은 약 300만개 가맹점을 등에 업은 삼성페이가 압도하고 있으며, 2023년 삼성페이 누적 결제액은 전년보다 약 20% 증가한 73조179억원으로 나타났다.◇한국은 '호갱'? … 高수수료·개인정보 中 유출 논란애플페이의 높은 수수료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현대카드와 애플페이의 거래 조건은 공개된 바 없지만, 당국과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부담하는 애플페이 수수료가 건당 0.15%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중국의 애플페이 수수료는 0.03%, 이스라엘은 0.05%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와 비교하면 수수료 비용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高)수수료 논란과 더불어 최근에는 애플페이가 중국에 국내 고객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유출한 것이 드러나면서 소비자의 충격은 커지고 있다.지난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국내 고객의 동의를 받지 않고 4000만명의 개인정보를 중국의 알리페이로 넘긴 카카오페이·애플페이 등에 대한 처분 논의가 이뤄졌다.개인정보위가 지난 25일 공개한 당시 전체회의 속기록에 따르면 애플의 국내 대리인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질문에 "본사에 문의해야 한다" "증빙자료가 없다" 본사에 요청해보겠다"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변했다.애플페이 측이 정보 유출 사태에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한국을 '국제 호구' 취급한다는 논란에 더욱 부채질을 한 셈이다.◇젊고 소비력 기대 높은 '아이폰 유저' … "미래 투자 가치"애플페이 도입 확대설이 이어지는 이유는 업계의 소비자 트렌드 분석과 장기 투자 가치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사용자의 비율은 30% 이하로 집계됐지만, 이들은 주로 소비력과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층으로 평가된다.또한 애플페이 이용 연령대가 낮은 것을 감안할 때 이들은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수용하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한국갤럽에 따르면 아이폰 사용자의 비율은 지난해 7월 기준 약 23%로 나타났으며, 한국 성인 70%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와중 20대는 64%가 애플의 아이폰을 쓰는 것으로 집계됐다.특히 20대 여성 응답자 가운데 아이폰 사용자 비율은 75%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30대 여성 역시 아이폰 사용자가 59%로 갤럭시 사용자(38%)를 웃돌았다.업계에서는 이같은 젊은 연령층을 미래 고객으로 유입함으로써 장기적인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혁신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또한 애플페이가 해외에서 널리 사용되는 만큼, 카드사 입장에서는 국내 애플페이 사용자가 증가하면 해외결제 수수료 및 부가 서비스 수익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사용자는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낮지만 충성도가 높고 소비력과 해외결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고객층"이라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현재보다는 미래 고객 유치 등을 위한 일종의 투자 목적으로 애플페이를 적극 도입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금융당국 "수수료 부담, 소비자 전가 적절치 않아"애플페이가 확대되면 현재까지 카드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왔던 삼성페이의 수수료가 유료화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나아가 애플페이의 높은 수수료가 다른 카드사에도 적용될 경우, 늘어나는 카드업계의 수수료 부담이 연회비 증가, 혜택 축소 등의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했다.이와 관련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4일 월레간담회에서 "애플페이 도입에 카드사가 가맹점이나 소비자에게 수수료를 전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한편, 기사에 인용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한국갤럽 또는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