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조2천억 지급…한달만에 '역대 최대' 경신3개월 연속 1조 넘어…6개월째 신규신청 10만명 상회고용보험 가입 18만5천명 늘어…제조업 11개월째 감소세50대·60세이상 27만명 증가…20세이하·30대 12만명↓
  • ▲ 실업급여 신청.ⓒ연합뉴스
    ▲ 실업급여 신청.ⓒ연합뉴스

    구직활동을 한 실업자에게 주는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이 지난달 1조1885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사상 처음으로 석달 연속 1조원을 넘겼다. 신규 신청자는 여섯달 연속 10만명을 웃돌았다.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코로나19(우한폐렴) 확산 이후 소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달 증가한 가입자 대다수는 정부의 재정일자리사업이 재개하며 만들어낸 거품이다. 국내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은 열한달 연속으로 가입자가 줄었다.

    10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고용행정 통계로 본 7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188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고용보험제도 도입(1995년) 이후 처음으로 지급액이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석달 연속 1조원을 넘었다. 6월보다 782억원이 더 늘었다.

    1~7월 누적액은 6조7220억원이다. 지난해 한해 동안 총지급액은 8조913억원이었다. 이미 지난해 지급액의 83%에 도달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2만1900명)과 건설업(1만4800명), 도·소매(1만3600명), 사업서비스(1만2000명), 보건·복지(1만100명) 등에서 주로 신청했다.

    지난달 총 73만1000명이 실업급여를 받았다. 역대 최대 규모다. 노동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실업급여 지급요건이 바뀌어 1년 전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설명이다. 참고로 지난해 같은 기간 실업급여 수급자는 50만명이었다. 단순비교하면 23만명 이상 증가한 셈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2월 53만6000명, 3월 60만8000명, 4월 65만1000명, 5월 67만8000명, 6월 73만1000명 등 실업급여 수급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 들어 지급액도 매달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보통 실업급여는 연말에 정년퇴직자와 계약 만료자가 쏟아지면 이듬해 1·2월 신청이 몰렸다가 취업시즌이 시작되는 3월부터 줄어든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실업자가 늘면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신규 신청자는 11만4000명이다. 1년 전에는 10만1000명이었다.

    노동부 관계자는 "실업급여 지급액 증가는 신규 신청자 증가도 영향을 미쳤으나 지급기간 연장과 수혜금액 증가 등 보장성 확대가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업급여 지급액 증가세는 그만큼 일자리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노동부의 고용통계는 고용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다. 영세자영업자와 프리랜서, 건설일용직 노동자, 보험설계사와 대리운전 기사 등 특수고용직 종사자 등 고용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의 실직은 확인이 어렵다.

  • ▲ 고용보험 가입자 증감.ⓒ노동부
    ▲ 고용보험 가입자 증감.ⓒ노동부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390만8000명이다. 지난해보다 18만5000명(1.4%) 증가했다. 지난해 50만명대 고공행진을 하다가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3월 이후 증가 폭이 줄어 지난 5월에는 15만5000명까지 떨어졌다. 6월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다.

    산업별로 보면 서비스업은 가입자가 늘고 제조업은 줄었다. 서비스업은 지난달 953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만7000명(2.5%) 증가했다. 서비스업 중 보건복지(10만9000명)와 공공행정(4만3000명), 전문과학기술(4만명)이 증가를 견인했다. 코로나19로 지연됐던 정부의 재정일자리사업이 비대면·야외작업을 중심으로 재개된 데 따른 효과로 보인다.

    반면 호텔·음식점업 등 숙박·음식업분야(-2000명)와 여행업을 포함한 사업서비스업(-1만6000명)은 줄어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졌다. 도·소매업도 증가 폭이 6000명에 그쳤다. 1년 전(6만명)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은 가입자 수가 351만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6만5000명(1.8%) 감소했다.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연속 감소세다. 올 2월 2만7000명, 3월 3만1000명, 4월 4만명, 5월 5만4000명, 6월 5만9000명, 7월 6만5000명 등으로 감소 폭도 커지고 있다. 7월 감소 폭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월(9만9500명) 이후 최대다.

    업종별로는 의약품(4000명)과 가구(1000명)에서 늘었지만, 전자통신(-1만3000명)과 자동차(-1만명)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해운 재건을 목표로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대규모 발주가 이어지면서 가입자가 늘던 조선업 등 기타운송장비도 지난달 3100명이 줄면서 감소세를 보였다. 중·소 조선사의 불황과 업계 구조조정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제조업은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는 데다 미·중 무역 갈등이 최고조여서 당분간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나이별 증감은 6월과 같은 양상이다. 40대(4만명)와 50대(10만2000명), 60대 이상(17만명)에서 늘었다. 재정을 투입하는 노인 일자리 재개가 증가를 이끌었다. 반면 29세 이하(-7만1000명)와 30대(-5만6000명)는 감소했다. 기업의 신규 채용 축소·연기로 청년 취업 문이 막힌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