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배터리 매출 5조 804억 원...비중 37.2%로 '사상 최대'기존 주력사업 석유화학 비중 처음으로 50% 밑돌아...장기 업황 불황 탓자체 배터리 개발 나선 테슬라에 中업체까지...글로벌 배터리 패권 경쟁 치열
  • ▲ LG화학 여수공장 전경 ⓒ연합뉴스
    ▲ LG화학 여수공장 전경 ⓒ연합뉴스
    LG화학이 올 상반기 전체 사업에서 배터리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두권에 올라서면서 실적 뿐만 아니라 주가도 사상 최고치를 찍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상황으로 불안한 전망도 제기된다.

    17일 LG화학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배터리 사업 매출은 5조 804억원으로 전체 매출(13조 6640억원)의 37.2%를 차지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비중 30%를 넘긴 배터리 사업은 2년 전인 2018년에 비하면 비중이 12.8%포인트나 증가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037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영업이익(7075억원) 중 13.3%를 차지했다.

    배터리 사업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대되며 기존 주력사업인 석유화학 비중은 줄었다. 지난 2018년 LG화학의 석유화학 사업 매출 비중은 61.2%였는데 지난해 55.3%로 떨어지더니 올 상반기 49.3%로 처음 50%를 밑돌았다. 이 밖에 첨단소재 사업 비중은 7.8%, 생명과학은 2.3% 수준이다.

    석유화학 사업 업황이 장기 불황을 맞으며 배터리가 명실공히 새로운 주력사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상반기 투자도 배터리 부문에 집중됐다. LG화학은 폴란드와 중국에 소재한 자동차 배터리 공장 증설에만 올 상반기 1조714억원을 집행했다.

    투자확대에 따라 배터리 부문 생산 능력도 14조원 규모로 늘었다. 자동차 배터리를 포함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나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다만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배터리 생산라인 가동률은 최저 수준인 51.8%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67%에 달했던 가동률은 이듬해인 2018년 64%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57.3%를 나타낸 바 있다.

    LG화학의 상반기 연구개발 비용은 5430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4%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누적 등록 특허수는 4만2442건을 기록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LG화학과 중국의 CATL이 1위 자리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 개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테슬라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를 뛰어넘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제시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면서 LG화학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테슬라를 비롯한 완성차업체들이 원가절감이나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위해 독자적으로 배터리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이것이 현실화되면 배터리 시장 판도가 완전히 바뀔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런 까닭에 LG화학을 비롯해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사업자들의 주가가 2분기 실적발표를 정점으로 지난주 중반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업체들의 공세가 확대된 것에 대한 우려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