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조업 부흥·데이터센터 확장 … 전력 수요 급증원전산업 재추진 … 기후변화 대응·전력 공급 강화 기대韓, 원전 생태계 복원 추진 … 5년간 4조원 투입 등
  • ▲ 월성원자력발전소(오른쪽 첫 번째 신월성 2호기) ⓒ뉴시스
    ▲ 월성원자력발전소(오른쪽 첫 번째 신월성 2호기) ⓒ뉴시스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엄청난 전력량을 감당하기 위해 2050년까지 원자력발전소 설비 용량을 최소 3배 이상 늘릴 예정이다. 원전 비중 확대로 전력량 확보와 넛제로(탄소중립)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심산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기후변화 대응과 전력 공급 강화를 위해 원전 산업 재점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랜홈 장관은 지난달 31일 조지아주 웨인즈버러에 있는 보글 원전 4호기에 방문해 "미국이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려면 원전 설비용량을 최소한 3배로 늘려야 한다"며 "이제 2GW(보글 3호기·4호기)를 확보했으니 198GW만 더 추가하면 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제조업 부흥에 데이터센터 확장이 겹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한 상황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풍력과 태양광만으로는 전력 공급에 한계가 있는 만큼 원자력 발전을 되살릴 방침이다.

    미국의 대형 은행 웰스파고는 최근 투자보고서에서 AI 데이터센터 수요로 2030년까지 미국에서만 약 323테라와트시(TWh)의 전력 수요가 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뉴욕시 연간 전력 소비량(48TWh)의 7배에 달하는 규모다.

    다만 WP는 미국 원전 산업에서 이 같은 목표 달성에는 제약이 있을 거로 내다봤다. 그랜홈 장관은 지난 4월 가동을 시작한 보글 4호기를 인내와 혁신의 결과라고 표현했지만, 이 원전은 원래 계획한 일정보다 7년 늦게 완공됐으며, 예산은 200억달러(약 27조5000억원) 가까이 넘어섰다.

    2배 이상 늘어난 건설 비용은 요금 인상으로 이어졌고, 이는 소비자들이 부담하게 됐다는 것이다.

    최근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경우에도 뉴스케일사가 아이다호주에서 건설을 추진했으나 예상 전력 단가가 크게 오르자, 전력을 구매하기로 했던 지역 전력 회사들이 발을 빼며 사업은 취소됐다.

    그럼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보글과 같은 대형 원전 건설을 장려하고 있으며 SMR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랜홈 장관은 "SMR이든 AP1000이든 우리가 고려할 만한 다른 설계든 우리는 원전이 지어지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도 원전 생태계 복원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원전 기업들이 중장기 경쟁력을 얻도록 향후 5년간 4조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원전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2050 중장기 원전 로드맵 수립TF가 올해 안에 원전산업 지원 특별법 제정을 발의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 초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민생을 살찌우기 위해서라도 원전 산업은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