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적 유임 아닌 3년 연임…文 두터운 신임아시아나항공 매각…이르면 오늘 계약파기기업구조조정·뉴딜펀드 등 현안 산적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1일부터 두번째 임기에 돌입한다. 

    2017년 9월 11일 취임한 이래, 3년 임기를 꽉 채웠으나 문재인 정부의 재신임을 받아 연임하게 됐다. 이로써 이 회장의 임기는 2023년 9월 10일까지다. 

    이 회장은 역대 산은 회장 중 네번째로 연임에 성공한 드문 케이스다. 

    특히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 진정 및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한시적 유임이 아닌 3년 연임을 결정한 만큼 이 회장의 행보는 한층 더 힘이 실리게 됐다. 이 회장은 별도의 취임식을 진행하지 않고 전 임직원에 서신을 통해 "노마십가(駑馬十駕)의 겸손한 마음으로 대한민국 미래산업 건설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자"고 했다. 둔한 말도 열흘 동안 수레를 끌면 천리마를 따라간다는 뜻으로 그 어느때보다 '노력'을 강조한 셈이다.

    당장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큰 숙제다. 

    금호그룹 정상화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3조3천억원을 쏟았다. 

    지난해 12월 HDC현대산업개발과 인수계약을 맺었으나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계약 파기를 앞두고 있다. 

    이 회장은 11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아시아나항공 지원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지원 방안이 확정되면 현산에 계약해지를 통보할 전망이다. 

    같은 날, 기간산업안정기금 회의도 예정돼 있다. 산은은 올해 안에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자금을 통해 2조원을 공급해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산경장 회의와 기안기금 회의를 마친 뒤 증시 마감 이후에 현산의 계약해지 공시 가능성도 나온다. 

    채권단과 정부는 아시아나를 당분간 채권단 관리체제로 둔 뒤 구조조정을 거쳐 내년에 다시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외에도 두산중공업, 대한항공, 쌍용차, KDB생명 등 기업 구조조정이 줄줄이 진행 중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뉴딜펀드의 관리도 산은이 도맡았다. 

    산은은 2조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 가운데 4조원을 출자해야 한다. 또 정부와 함꼐 손실 부담도 함께 져야 한다. 뉴딜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저금리 대출을 정책금융기관인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과 함께 진행해야 한다.

    이 회장은 당장 코로나19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과 정부 뉴딜 지원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애초 혁신금융을 산은의 핵심과제로 제시해왔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신산업 육성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핵심으로 한 혁신금융에 다시 공을 들일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회장의 연임으로 정부의 정책금융 역할이 연속성을 띠게 됐다"면서 "이 회장의 행보도 탄력을 받게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