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KB국민카드 신용등급 전망 하향에 우리카드와 '재무 평행이론' 눈길장단기 카드대출 증가·실질 연체율 2% 넘어서우리카드, 글로벌 신용도·재무건전성 관리 긴급
  • ▲ 우리카드 사옥ⓒ뉴데일리
    ▲ 우리카드 사옥ⓒ뉴데일리
    우리카드의 해외 신용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KB국민카드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추면서 지적한 개인 신용대출 문제를 똑같이 안고 있어 다음 조정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 중 국민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가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은 상태다. 국민카드와 신한카드는 'A2' 등급, 우리카드는 한 등급 낮은 'A3'다.

    지난 5월 무디스는 "개인 채무 구조조정 건수 증가로 국민카드가 국내 카드업계 경쟁사 대비 큰 타격을 입었다"며 국민카드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등급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무디스는 특히 국민카드의 총여신에서 회수 가능성이 우려되는 여신(problem loans) 비율이 2022년 2.2%에서 2023년 3.2%로 증가했다고 자체 분석했다.

    다른 주요 글로벌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의역하자면 신용손실에 대한 손상차손을 말하는 것"이라며 "해외 평가사들은 한국 가계부채를 심각하게 보고 특히 저신용 차주 카드 대출 연체율을 주목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 무디스 다음 타깃은 우리카드? 국민카드 버금가는 재무건전성 악화

    지난 1분기 신용손실에 대한 손상차손으로 1200억원을 인식한 우리카드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우리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업계 최하위 수준인 290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460억원) 대비 역성장했다. 대손비용 탓이다.

    우리카드와 국민카드 재무건전성 평행이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1분기 실질 연체율(대환대출을 포함해 1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 비율)을 보면 우리카드(2.28%) 국민카드(2.14%) 모두 2%를 넘겼다. 실질 연체율 2%는 카드업계에서 연체율의 심각한 경고등으로 삼는 기준점이다.

    기존에 받은 카드론을 갚지 못해 카드사에 추가로 빚을 내는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도 두 회사가 크게 늘어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1년간 대환대출 잔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카드사는 국민카드로 1345억원 급증했고 우리카드는 같은 기간 1230억원 늘어 뒤를 이었다. 

    ◇ 카드대출 진퇴양난… 신용 때문에 줄여야 하지만 수익에 손발 묶여 

    신용평가사가 장기카드대출인 카드론과 대환대출 잔액에 주목하는 까닭은 당장 수익성에 도움될진 몰라도 장기적으론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론은 대표적인 급전 창구다. 은행에서 내몰린 중저신용 금융소비자들이 담보 없이 까다롭지 않은 방식으로 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은행과 저축은행이 대출 심사 문턱을 높이면서 풍선 효과로 카드사 대출 잔액이 대폭 늘어났는데 장기적으로 재무 포트폴리오에 좋은 영향이라고 볼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업계 특성 상 차환용 채권 발행으로 자금 조달을 이어가야 하는데, 고금리 장기화로 조달 비용이 올라간 상황에서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수익성도 덩달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국내 카드사들은 신용도와 재무건전성의 선제적 관리를 위해 카드론 등 개인 신용대출 규모 관리에 안간힘을 써 왔다.
  • ▲ ⓒ여신금융협회
    ▲ ⓒ여신금융협회
    그럼에도 우리카드의 2023년 장단기 카드대출 영업실적 합계는 8조8611억원으로 전년 대비 0.68% 늘었다. 같은 기간 국민카드의 합계액은 3.74% 증가한 17조4179억원이다. 

    이에 비해 신한카드의 경우 5.49% 감소한 22조4664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카드는 많은 고객수로 인해 카드대출의 절대 규모가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서비스 다양화를 통해 영업자산 중 장단기카드대출 비중을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카드업계 전체로도 '이중고 상황'에 놓여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높아졌고 경기악화 지속 등으로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어 개인 신용대출 잔액을 적극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영업수익 등 실적 때문에 카드대출을 마냥 줄이기도 어렵다. 여기에 우리카드는 무디스의 추가 조정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삼중고'를 껴안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