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재택근무 잇따라 연장 기지국 설치, 무인 매장, 배송 등 줄줄이 차질2022년까지 5G 설비 24~25조 투입 차질 불가피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5세대 이동통신(5G) 투자 등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따른 재택근무 기간이 길어지면서 하반기 주요 경영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지난달 18일부터 시행한 재택근무를 한 달 가까이 연장 중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오는 20일까지, SK텔레콤은 오는 27일까지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5월에 이어 세 번째 전사적인 재택근무 지침이 내려졌다. KT도 지난 3월 자율적 재택근무를 실시한 바 있으며, LG유플러스 역시 지역감염 재확산에 따라 순환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이통 3사는 그룹통화, 사내 메신저, 클라우드 PC 등 원격근무 인프라를 통해 비대면 방식의 업무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G 기지국 설치, 무인 매장, 휴대폰 배송 등 대면이 필요한 사업들의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통 3사는 2022년까지 향후 3년 간 5G 설비투자(CAPEX)에 24조 5000억~25조 7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 이통 3사의 5G 설비투자 비용은 약 3조 4373억원으로, 정부가 기대했던 투자 목표치인 4조원에 못 미쳤다. 지난 7월에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5G 불법보조금에 따른 500억원의 과징금도 부과 받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하반기 예산 투입이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 높다. 가장 시급한 인 빌딩 최적화 작업(건물 내 5G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필요 인력이 직접 실내에서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LTE보다 속도가 20배 가량 빠른 28㎓ 주파수 대역 망 상용화, 5G 단독모드(SA) 개발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이통 3사가 언택트 마케팅 일환으로 추진한 무인매장과 O2O 휴대폰 배송 서비스도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당초 9월 중 홍익대 인근에 무인매장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재확산에 10월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록 무인매장이지만 이를 관리할 직원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매장 매니저가 직접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찾아가 휴대폰 개통 등을 도와주는 휴대폰 O2O 배송 서비스도 불똥이 튀었다. SK텔레콤은 '오늘 도착' 서비스를 축소해 운영 중이며, LG유플러스는 '찾아가는 프리미엄 배송 서비스'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으면서 대면 자체를 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올 하반기 5G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하겠다는 계획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