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억제로 올 7월까지 옷 판매액 전년동기比 18%↓, 신발‧가방 22%↓온라인 무점포판매점 20%↑·자동차판매액 19%↑…코로나 최대 수혜자영업자 “도움 안 돼”…2차 재난지원금 7조8000억원도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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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수경제연구소
    정부가 14조원을 들여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자영업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음식과 옷을 판매하는 자영업자의 판매 부진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른바 ‘돈맥경화’를 풀고 서민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의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17일 통계청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체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거의 비슷하지만 상품별, 소매업태별로는 극단적으로 엇갈렸다.

    먼저 코로나19로 영업활동이 직접적으로 제한된 음식점을 비롯해 전문소매점과 백화점, 관광객이 거의 사라진 면세점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올해 7월까지 의복과 가방, 신발 등 준내구재 판매액은 전년동기 대비 13% 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품별 소매판매 증감률 추이를 보면 외출억제로 집안 활동이 늘어나면서 올 7월까지 의복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줄었고, 신발‧가방은 22%나 급감했다.

    또 외국인 관광객 급감과 여행 자제 등으로 화장품과 차량연료 판매액은 각각 16%, 5% 가량 줄었다.

    반면 승용차와 가전제품, 온라인판매는 코로나19로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승용차는 올 7월까지 뉴그랜저 등 신차출시 효과로 전년동기 대비 19% 가량 판매가 증가했다. 가전제품도 10% 정도 판매가 늘었다. 오락‧취미용품 등도 12%가 넘는 판매 증가를 보였다.

    다만 통신기기와 컴퓨터는 4% 감소했다. 

    소매업태별 판매 추이를 보면 올 7월까지 음식점을 포함한 전체 소매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0.1%가량 감소해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판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업태별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음식점 판매액은 전년동기 대비 12%나 줄어 타격이 컸고, 백화점도 12% 감소했다. 특히 면세점은 전년동기 대비 37%나 판매액이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탓이다.

    커피숍과 미용실 등 전문소매점의 판매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가량 감소해 타격이 컸다.

    반면 쿠팡과 G마켓 등 인터넷 쇼핑몰이 포함된 온라인 무점포판매점은 지난해 같은 기간이 비해 20% 가량 판매가 늘었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도 6% 가까운 판매 증가를 보였다.

    경제전문가들은 상품별, 업태별 소매판매 분석 결과에 비춰볼 때 긴급재난지원금 대부분이 가전제품 등 내구재 구입에 사용됐다고 추정했다.

    김광수경제연구소의 김광수 소장은 “정부의 긴급재난금지원금 지급에도 불구하고 음식점과 화장품, 의류‧신발‧가방 등의 전문소매점, 숙박업 등 자영업의 판매는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며 “결국 긴급재난지원금이 자영업자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4차 추경예산 7조8000억원을 편성해 2차 긴급재난지원금 선별지급에 나설 계획이다.

    김 소장은 “1차 지원금 때처럼 2차 긴급재난지원금도 자영업자들에게는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2차 지원금을 추석 전에라도 지급한다는 식의 정치적 이용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