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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이변없이 3년 더 그룹을 이끈다.
이에 따라 그룹의 큰 축을 담당하는 KB증권의 두 대표(박정림·김성현) 역시 힘을 받게 됐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 회장이 예상대로 지난 16일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됨에 따라 계열사 KB증권의 향후 인사 역시 안정을 바탕으로 한 보상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KB증권은 각자대표를 유지하고 있으며 2명 모두 올해 말로 임기가 만료된다.
KB금융은 2016년 KB증권의 합병출범부터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해 효과를 봤다.
당시 노조를 비롯한 업계 일각에서는 각자대표 체제가 서로의 책임을 회피하는 역기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반면 KB증권은 각자대표 체제로 안정적인 실적을 시현했고, 현재 금융투자업계는 오히려 각자대표 체제의 효과에 주목하고 시행하는 회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같은 점에서 현 대표 2인 모두 안정적으로 임기를 보장받을 가능성이 열렸다.
다만 상위 계열사로의 영전 또는 이동을 놓고는 두 대표의 행보가 엇갈릴 전망이다.
우선 박정림 대표는 연임을 넘어 KB국민은행으로 영전을 노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허인 현 행장이 윤 회장의 3연임 임기를 계속해서 은행장으로 유지하기 어렵고, KB금융 회장 최종후보자 4인으로 꼽혔던 만큼 그룹 내 요직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 최초 여성 CEO 역사를 썼던 박 대표가 차기 은행장을 거쳐 금융지주 회장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미 국민은행 부행장을 마치고 증권으로 이동한 경험도 강점이다.
결정적으로 윤 회장은 물론 KB증권 임직원들의 박 대표에 대한 두터운 신임이 강력한 무기다.
반면 김성현 대표는 KB증권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
박정림 대표가 회사의 관리에 무게를 두고 대내외적으로 회사를 부각시키는데 역점을 뒀다면 김성현 대표는 현 증권업의 주 먹거리 IB와 글로벌부문에서 확실한 성과를 보였다.
통합출범 이후 KB증권의 수익성을 끌어올려 초대형 증권사 대열에 안착시킨 숨은 공을 인정받았고, 본인 역시 30여년 동안을 기업금융 등 투자금융 전문가로 이름을 알려온 인물이다.
김성현 대표는 2008년 KB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12년째 KB증권에 몸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성현 대표는 타 계열사로의 영전 또는 이동보다는 KB증권의 수익성을 높이고 내실을 다지는데 묵묵히 업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