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과 품격, 활용성 다 잡아… 창세기 뜻처럼 국산차 새 지평고급 세단 감성의 엔진, 부품 잘 맞물린 '명품 시계'압도적 첨단 편의 사양… 파워트레인 성숙은 넘어야 할 산
  • ▲ 제네시스의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 ⓒ박상재 기자
    ▲ 제네시스의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 ⓒ박상재 기자
    최근 자동차 시장의 화두는 단연 ‘제네시스’다. 신차가 대거 나오면서 사상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운 데다 메르세데스벤츠 등 수입차를 맹렬히 추격했다. 지난 8월 누적 판매대수는 6만7067대로 이전 기록인 2016년의 6만6278대를 넘어섰다.

    이러한 ‘폭풍 질주’의 중심에는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이 있다. 판매 비중 32.5%로 세단 위주였던 제네시스의 영역을 크게 넓혔다는 평가다.

    최근 GV80을 몰고 강원 고성군을 거쳐 서울로 돌아오는 480㎞ 구간을 달렸다. 직접 타본 GV80은 한 마디로 주행 성능, 품격, 공간 활용이 다 뛰어난 ‘올 라운드 플레이어’였다.

    GV80은 우아한 외관과 특유의 제네시스 패밀리 룩이 더해져 도로에서 만나면 한 번 더 돌아보게 됐다. 크레스트 그릴과 두 줄로 이뤄진 램프 네 개는 웅장하고 강렬한 인상을 줬다. 

    보닛에서 사이드미러를 지나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캐릭터 라인(차체 옆면 중간 부분에 수평으로 그은 선)은 물 흐르듯 유려했다. 흡사 바람을 맞고 부푼 돛을 단 요트를 연상케 한다. 선이 끝나는 지점에는 리어램프 바짝 낮춘 지붕, 스포일러와 맞닿아 있었다.
  • ▲ 제네시스의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 ⓒ박상재 기자
    ▲ 제네시스의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 ⓒ박상재 기자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자 엔진이 부드럽게 숨을 쉬었다. 시승한 GV80은 3.5L 가솔린(휘발유) 엔진을 품어 최고 출력 380마력, 최대 토크 54.0㎏·m의 힘을 발휘한다.

    주행에 나서자 전기 모터를 쓸 것이라 오해할 정도로 조용했다. 속도를 내봐도 풍절음(바람 가르는 소리)이나 노면 소음이 들리지 않았다. 전고(높이)가 1715㎜에 달하지만 부드럽게 달려 나갔다. 불쾌한 소리를 감지, 상쇄하는 음파를 스피커로 내보내는 ‘능동 노면 소음 저감’ 덕분이다.

    GV80은 알아서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로 노면을 사전 파악하고 충격 흡수 정도를 조절해 편안했다. 특히 휘발유 엔진은 묵직하면서 부드러웠다. 전형적인 고급 세단의 감성이다. 총 300개 이상의 부품이 서로 잘 맞물려 오차 없이 돌아가는 명품 시계 같았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바닥을 박차고 나갔다. 시속 100㎞에 도달한 이후에도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않았다. 스포츠 모드로 달릴 때는 좌석이 허리를 더 세게 조이면서 ‘긴장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GV80의 다른 강점은 압도적인 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이다. 방향지시등 조작만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II’, 운전자 습관을 학습하고 반영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사이드미러보다 더 넓은 영역을 보여주는 ‘후측방 화면’,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등은 최고 수준이라 봐도 무리가 아니었다.

    국도와 고속도로, 시내를 통과하며 몰아본 GV80은 ‘신기원’ 또는 구약성경의 첫 장인 ‘창세기’라는 의미를 지닌 제네시스에 걸맞게 국산차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벤츠나 독일 수입차와 견줘도 뒤지지 않고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다만 차세대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을 장착하는 발전 단계에서 기술 성숙도를 높이고 수입차보다 높은 수리 편의성이란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3.5L 휘발유 엔진을 얹은 GV80의 판매 가격은 트림(세부 모델)별로 6587만원부터다.
  • ▲ 제네시스의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 ⓒ박상재 기자
    ▲ 제네시스의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 ⓒ박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