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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잦은 비와 태풍 등 기상 악화의 영향으로 배추 가격이 급등하면서 '김치 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포장김치업계도 생산량 조절에 들어가는 등 김치 품귀 현상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고랭지 배추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0.3%, 평년보다 10.0% 줄어든 35만5000t으로 예상된다. 생산량이 줄면서 배추 가격은 지난해보다 배 수준으로 뛰었다.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고랭지 배추 1포기 소매 가격은 1만1883원으로 지난해 가격(6918원)보다 70% 이상 뛰었다. 평년(5509원)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이는 지난 여름 배추 주산지에 비가 자주 내린데다가 긴 장마와 태풍 등 기상악화로 생육이 불균형했고 병해가 증가한 영향이다.
문제는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무 가격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대상과 CJ제일제당 등 식품업계도 생산량 조절에 들어가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대상과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기준 국내 포장김치 시장의 84.8%를 점유하고 있다.
김치 시장 1위 브랜드인 '종가집'의 공식 쇼핑몰인 정원e샵은 맞춤형 김치인 '나만의 김치' 판매를 9월 중순부터 중단했다.
맛김치(자른 배추 김치)는 일부 유통하고 있지만 포기김치는 자사몰은 물론 이커머스에까지 공급을 중단했다. 대상의 자사몰인 정원e샵에는 '나만의 김치' 판매 중단을 알리는 팝업창이 올라온 상황이다.
'비비고 김치'를 생산하는 CJ제일제당도 11월초까지는 물량 부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공식 온라인몰인 CJ더마켓에서도 묵은지와 백김치에는 '임시 품절'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추 가격 폭등으로 김장을 포기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포장김치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현재로서는 포장김치도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올 가을 김치 대란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