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상반기 당기순이익 감소'데이터' 기업 재탄생…BC카드 독립 가능성 '솔솔'이동면 BC카드 사장의 교체 가능성은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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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자회사인 BC카드가 경쟁사 대비 실적 부진을 지속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 포트폴리오 개선을 선언한 구현모 KT 대표의 연말 첫번째 조직 개편이 시작될지 여부에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타 카드사와 달리 결제 프로세싱 대행업무에 주력하고 있는 점이 실적 하락세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부가 사업 추진 등 사업 개편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C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31.6% 감소한 53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8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하락한 실적을 거뒀다.

    BC카드 측은 "을지로 사옥 매입, 차세대 시스템 도입 등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감가상각비와 별도로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BC카드 1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7.7% 감소한 7994억원, 2분기에도 1.5% 감소한 8671억원에 그쳤다. 올 3분기 역시 0.6% 감소한 8634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카드 결제 프로세싱 대행업무가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BC카드는 IBK기업은행 등 30여개 금융 회원사들에게 카드를 발급하고 결제망을 제공하면서 전표를 매입하고 있다"며 "BC카드가 자체적으로 발급하는 카드도 있긴 하지만, 주로 결제망을 제공한다고 보면된다"고 말했다.

    이어 "타 카드사는 코로나19 정국 속 소비 위축에도 불구, 자동차 할부 금융 및 카드론 확대 등 사업 다각화로 수익이 벌충되고 있다"며 "그러나 BC카드의 경우 결제 대행업무를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부수이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구 대표가 BC카드에 할부 금융업 등 부가사업을 탑재한 뒤 '데이터' 옷을 입혀 분사하는 그림을 점치고 있다.

    실제 구 대표는 지난달 열린 '디지털X(Digital-X) 서밋 2020'행사에서 이 같은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구 대표는 당시 "BC카드 고객 기반을 보면 가맹점이 310만개인데, 이 가맹점 고객이 개인 고객보다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가맹점 고객 기반 데이터로 BC카드가 데이터 기업이 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KT와 BC카드가 만나 금융 그 이상의 변화를 가지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나 국회가 'KT 특혜' 논란으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을 부결시킨 후, 케이뱅크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BC카드를 통해 해결했다며 '꼼수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BC카드 '독립성 부여'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BC카드는 현행법상 케이뱅크 대주주에 오를 수 없었던 KT의 지분 10%를 매입한 뒤, 보유지분을 최대 34%까지 늘려 케이뱅크 1대 주주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케이뱅크의 설립을 주도했던 KT는 지난해 3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지만,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며 금융당국의 심사가 중단됐다. 이에 KT 자회사인 BC카드가 KT의 지분을 넘겨받은 뒤 증자를 통해 케이뱅크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방안이 추진돼왔다.

    그러나 이동면 BC카드 사장의 교체 가능성은 작아보인다. 올해 3월 수장에 올라 재선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상반기 실적을 이 사장의 경영 실적과 모두 연관짓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KT의 경우 계열사 사장들의 임기를 사실상 1년 단위로 제한하고 있지만, 단기성과에 집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쉽사리 이 사장을 교체하지는 못할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카드수수료 인하 움직임 등 여신업계의 악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구 대표가 BC카드에 어떤 변화를 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