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추 상무보, 미래에셋대우 보통주 2만200주 장내매수약 1억7000만원어치…회사 측 "본인 판단하에 매입 결정"주가 여전히 저평가, 회사는 주주환원정책 펼칠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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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상반기 21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김연추 미래에셋대우 상무보가 1억7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 2018년 말 한국투자증권을 떠난 뒤 임원직이라는 파격 대우를 받고 미래에셋대우로 이직한 지 약 2년 만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상무보는 지난 3일 미래에셋대우 보통주 2만2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주당 취득 단가는 8390원으로 약 1억7000만원어치다. 이로써 김 상무보는 처음으로 미래에셋대우 주주명부에 오르게 됐다.

    증권업계 고액 연봉자로 유명한 김 상무보는 2019년 1월 미래에셋대우로 첫 출근했다. 전 직장 한국투자증권에선 일반 직원인 차장 직위였으나 미래에셋대우 상무보로 이직하면서 임원 대열에 합류했다.

    김 상무보는 한국투자증권에서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증권(ETN) 등 파생상품 투자를 책임지며 실적 견인에 주력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차장으로 근무하던 2018년 상반기 오너와 최고경영자(CEO)보다 더 많은 22억30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당시 금융권 현직 CEO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연봉 20억2800만원)과 그룹 오너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13억11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로, 임원을 제외한 증권업계 '보수킹'으로 주목 받았다. 

    미래에셋대우로 이직한 뒤에도 고액의 보수를 수령했다. 올해 상반기 김 상무보의 보수총액은 급여 15억1850억원, 상여 6억원, 기타 근로소득 800만원을 포함한 21억2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봉인 16억5800만원을 가뿐히 제치면서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26억4100만원)에 이어 사내 2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내년 성과보수 이연지급액으로 미래에셋대우 보통주 3만4주를 받을 예정이다.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3만4주, 4만5주를 받게 된다. 성과보수 이연지급 예정액은 조정될 수 있다.

    김 상무보가 입사 2년 만에 자사주를 사들인 것은 최근 회사 차원에서 자사주 추가 매입을 결정한 것과 무관치 않은 행보로 읽힌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29일 약 51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 주식은 보통주 600만주로 유통주식 수의 약 1.2%에 해당한다. 지난 3월 1300만주(681억원), 6월 1600만주(1086억원), 7월 1500만주(1134억원) 등을 사들인 뒤 올해 들어 4번째다. 

    회사 측은 "다각화된 사업구조와 차별화된 재무 안정성을 바탕으로 견고한 손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주가 수준은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연말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주친화정책을 펼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상무보가 이 같은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주식 매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앞서 지난 6월 미래에셋대우는 자사주 1300만주를 소각했다. 통상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 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자사주를 태워 없애면 유통 주식수가 줄게 되고 그만큼 주식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김 상무보에 직접 확인한 결과)본인의 판단하에 자사주 매입이 이뤄졌다. 내년 성과보수 이연지급액과는 무관하다"며 "현재 추가 자사주 소각 계획은 결정된 게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