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단도 2026년부터HBM3E 12단 앞선 삼성전자 견제HBM4 우위 전략 풀가동
  • ▲ SK하이닉스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곽노정 사장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곽노정 사장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6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인 HBM4를 예정보다 1년 앞당긴 내년 양산키로 계획을 바꿨다. HBM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는 HBM4 분야에서 TSMC와 손잡고 양산에 속도를 내 기술 우위를 지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일 SK하이닉스는 이천캠퍼스에서 'AI 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6세대 HBM인 HBM4 12단 제품을 내년 양산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앞서 제시한 양산 예상 시점 대비 1년 앞서는 시기다. SK하이닉스는 최근 HBM4를 2년 뒤인 오는 2026년 양산하겠다고 밝히면서 1등 파운드리 기업인 TSMC와 협력하기 위한 양해각서(MIO)를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HBM 수요가 급증하고 경쟁사들과의 기술, 양산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가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차세대 HBM 개발에서 가속을 내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TSMC와의 협력에도 물꼬를 튼만큼 차세대 HBM 양산에도 유리한 환경을 확보한 덕분으로 해석된다.

    내년 HBM4 12단 제품 양산에 이어 2026년에는 16단 제품 양산을 시작한다는 큰 그림까지 그렸다. HBM4부터는 이전 세대 제품들과 달리 적층 단수가 16단까지 확장되고 패키지 두께도 그만큼 늘어나는 탓에 더 발전된 기술을 요하지만 SK하이닉스가 TSMC와의 협력으로 로직 다이(Logic Die)에 선단공정을 활용할 수 있게 돼 전반적으로 양산 시점이 앞당겨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 양산을 시작하는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은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약간 앞설 가능성이 제시된다. 이날 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는 5세대 12단 제품을 이달부터 고객사에 샘플 제공하는 기간을 거쳐 3분기 중 양산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30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5세대 HBM3E 12단 제품을 2분기 중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혀 SK하이닉스에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한 시장 1위 SK하이닉스가 기술 로드맵을 앞당기고 시장을 지속적으로 리딩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사장)는 이날 간담회에서 "HBM4이후에는 맞춤형 제품에 대한 니즈가 증가해서 (HBM 사업이)수주형 성격으로 변한다"며 "저희 생각에는 국내 경쟁사나 해외경쟁사 모두 기술 역량이 높고 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서 우리도 자만하거나 방심하지 않고 고객과 협력하면서 니즈에 맞는 제품과 기술 공급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