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 호조 속 개인 퇴직연금 투자 관심 높아져한화·신한·한투 수수료 인하…삼성·NH·하이 각종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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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시 호조 속에 개인의 퇴직연금 투자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연말 정산 기간을 앞두고 퇴직연금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 고객의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IRP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고, 수수료율을 인하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또한 퇴직금을 IRP로 수령하는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최초 1년간은 0.1%의 업계 최저수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장기 가입 수수료 할인 구간도 확대했다. 11년 이상 유지 시 15%의 수수료를 추가 할인받을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도 투자자 유치를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DC(확정기여)형의 수수료를 0.4%에서 0.29%~0.33%로 낮췄다. 또 사회적기업과 강소기업의 경우 DC형과 함께 DB(확정급여)형의 수수료 50%를 추가 할인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6월에도 IRP 수수료를 국내 최저수준인 0.2~0.25%로 인하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연금저축계좌로 온라인ETF 매매 시 연말까지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여타 증권사들도 각종 이벤트를 통해 퇴직연금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NH투자증권은 모바일서비스 '나무'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연금저축계좌를 통해 펀드를 매수하면 순매수 금액에 따라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한다.삼성증권도 내달까지 모바일로 DC형 상품 신규 가입 시 커피 쿠폰을 제공하는 'DC도 투자다'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1000만원 이상 추천상품 매수 또는 3000만원 이상 추천상품 매수를 할 때마다 쿠폰이 제공된다.하이투자증권은 IRP·연금저축계좌 10만원 이상 신규 납입하거나 자동이체 등록 시 커피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타사에서 100만원 이상을 이전하거나 연금저축보험을 1000만원 이상 이전하고 내달 24일까지 잔고를 유지한 고객에게 혜택을 준다.최근 증권업계가 퇴직연금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자 유치에 몰두하는 이유는 글로벌 증시 호조와 저금리 장기화 기조 속에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퇴직금과 같은 구조의 DB형보다 근로자 스스로 예금이나 펀드, ETF 등을 선택해 알아서 운용을 책임지는 DC형에 그 관심이 쏠리고 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근로자 개인이 알아서 운용을 책임지는 DC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같은 기간 54조5332억원에서 58조1906억원으로 6.7% 늘었다. IRP 퇴직연금 적립액은 24조8019억원에서 30조5093억원으로 23% 급증했다. 반면 DB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136조160억원으로 1.4% 감소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투자자들의 투자 적극성이 더 높아진 것과 같은 현상으로 풀이된다.이와 더불어 투자자들의 관심은 ETF나 리츠(REITs) 등 다양히 운용될 수 있는 증권사 상품으로 향하고 있다. 같은 기간 증권사에서 DC형 적립금은 11%, IRP 적립금은 33.5% 증가했다. 반면 보험사나 은행은 DC형의 경우 7.5%, 5.5% 늘었고, IRP의 경우 5.5%, 22.5% 늘었다.투자자들은 연말정산을 앞두고 절세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증권사들의 마케팅 각축전이 벌어지는 배경이다. 연금저축·IRP 등은 일정 한도 내 납입금액을 늘려놓으면 세금 혜택이 있어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만 50세 이상의 연금계좌 가입자는 200만원까지 추가 세액공제가 가능해 많은 투자자들이 가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중장기적으로는 잠재적인 수익성 확보가 목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오는 2026년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21%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인구구조의 고령화, 퇴직연금 전체 의무화, 연금납부 금액의 증가세 등을 감안하면, 퇴직연금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라며 "향후 국내 OCIO(외부위탁 투자관리) 시장이 커지면서, 자산운용업의 고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개인의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퇴직연금 역시 투자의 일환으로서 관심이 향하고 있다"면서 "금투업계 고객 유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