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 30.5원 급락 수출기업 경쟁력 약화 가능성 우려 제기 전문가 "절대적 환율 외 실질실효환율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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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도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100원 지지선을 목전에 두고 있는 가운데 국내 수출기업 경쟁력이 떨어질 정도의 원화 강세는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된다.2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26일까지 원·달러 환율은 30.5원 떨어졌다.지난달 30일 1135.1원이었던 환율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변동성을 키우다가 지난 4일 1137.7원까지 진입한 뒤 18일 종가 기준 1103.8원까지 추락했다. 2018년 6월 15일(1097.7원)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이후 외환당국이 가파른 환율 하락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1110원대로 다시 상승했지만, 원화 강세에 쉽게 제동이 걸리지 않는 분위기다. 26일은 전 거래일보다 4.3원 내린 1104.6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연저점인 지난 18일 1103.8원에 근접했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경고성 발언에도 속수무책이다. 전날 이 총재는 환율 변동성 확대와 관련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이어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의 강도 높은 구두개입 이후 원·달러 환율이 유독 상승한 것과는 반대 흐름이다.외환시장은 전반적인 위험선호 심리가 강한 데다 국내 증시 상승세로 환율 하방 압력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당국의 우려 배경에는 원·달러 환율의 급락(원화 강세)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다.이날 이 총재는 "10월 이후 미 달러화 지수는 2.2% 하락했고 위안화는 3.8% 절상됐지만, 원화 절상 폭은 5.5%였다"며 "주요국 통화 대비 빠른 속도로 하락한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 빠르게 하락하는 것은 수출기업의 채산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기업 경영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해 실물경제에도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증시 전문가들은 당국의 개입으로 4분기 원화 강세 흐름은 일부 제어될 수 있겠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환율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예상한다.수출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절대적인 환율 수준 외에도 교역량과 물가 베이스의 구매력을 감안한 실질실효환율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기준선(100)을 상회해 고평가돼 있지만, 추세적으로는 2018년 실질실효환율이 하락한 이후 안정적 흐름을 유지 중"이라며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정도의 원화 강세는 아니다"고 진단했다.실효환율은 교역상대국 통화에 견준 원화의 가치를 교역량 비중에 따라 가중평균해 구한 환율지수다. 여기다 물가상승 효과를 차감해 외국상품에 대한 실질 구매력을 따지는데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보다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과 원화 실질실효환율의 상관관계에 따르면 1100원이 실질실효환율 기준 장기평균과 일치한다"며 "한국과 주변국들의 경제 여건과 교역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균형을 이루는 이론적인 적정 수준이 1100원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한국의 경제 펀더멘탈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은 1050원에서 저점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자본시장연구원은 '2021년 경제 및 자본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최근 위안화 강세와 함께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1110원 내외에서 진정세를 보일 것이며, 코로나19 상황 안정과 수출 회복세를 확인하면서 추가 하락을 시도할 것"이라며 "2018년 상반기 미중 무역분쟁 발생 전 저점인 1050원을 레인지 하단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