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임기 마치고 물러나… 후임으로 최주선 사장중국發 LCD 업황 악화에 실적 내리막길중소형 OLED 입지 굳건… QD디스플레이 투자도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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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닷(QD) 디스플레이사업의 포문을 연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취임 이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간 끝에 용퇴했다.2일 삼성디스플레이는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최주선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지난 3년간 삼성디스플레이를 이끌었던 이동훈 사장은 물러나게 됐다.이 사장의 용퇴는 실적 부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사장 취임 첫 해인 2018년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은 32조3160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반토막 수준인 2조522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조9577억원, 1조4667억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다만 이 사장이 지휘봉을 잡았던 시기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LCD 가격 공세를 펼치기 시작한 때다. LCD 패널을 생산할수록 손해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실적 감소를 막지 못한 것이다.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업황 악화로 주력 제품인 중소형 OLED 패널에 집중했다. 특히 이 사장은 애플이 2017년 하반기 출시한 '아이폰X'에 최초로 LCD 대신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탑재하도록 주도한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OLED사업부장에 오른 뒤 공격적 영업활동을 펼치며 애플에 패널 공급을 핵심 과제로 추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이 사장은 삼성전자와 애플 등에 주로 공급되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패널 수요처를 중국 스마트폰업체와 전장 등으로 다변화하는 데 성과를 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다양한 중국 제조사에 스마트폰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최근에는 LG디스플레이와 BOE 등이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삼성디스플레이가 압도적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 4분기 모바일 OLED 시장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80.1%로 1위를, LG디스플레이와 BOE가 각각 7.9%, 6.3%로 뒤를 이을 전망이다.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분야에선 여전히 절대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은 이 사장의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통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이 사장은 재임기간 중 삼성디스플레이의 QD디스플레이 투자도 이끌었다.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0월 QD디스플레이 양산을 위해 13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QD디스플레이는 나노미터 크기의 퀀텀닷 소재를 색채필터로 활용하는 디스플레이다. 기존 LCD보다 색재현력 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QD디스플레이는 파란색 OLED 소자를 발광원으로 사용하는 QD-OLED인 것으로 알려졌다.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충남 아산 사업장에 퀀텀닷 증착설비 반입식을 열고, 올 하반기까지 생산라인을 모두 구축하고 내년 초 시험가동을 거쳐 제품 양산한다는 계획이다.이 사장은 최근 진행한 임직원 간 소통에서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QD디스플레이 개발 및 양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결실은 보지 못하게 됐다.QD디스플레이 사업은 최주선 사장이 이어받는다. 최 사장은 KAIST 전자공학 박사 출신으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장, 전략마케팅팀장, DS부문 미주총괄을 역임한 반도체 설계 전문가다. 올해 1월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아 QD디스플레이 개발을 이끌고 있다.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최 사장은 반도체 성공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사업의 일류화와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