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10원도 뚫렸다… '트럼프發 킹달러' 고착화 우려

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장중 1410원을 돌파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에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속한 공화당이 상원에 이어 하원도 장악하는 ‘레스 스윕’ 현상 나타나며 1400원대 강 달러 기조가 굳혀지는 모습이다. 미국 하원의원 선거 개표가 막바지에 돌입한 가운데 공화당이 과반수 확보에 더 근접하며 다수당이 될 거란 분석이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의 주요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어 외환시장도 트럼프 정부 체제를 미리 대비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시장 안팎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0원 선에 고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 6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결정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지난 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최근 105.7까지 오르면서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106선을 돌파했다.

최근 1400원대 환율을 바라보는 시각도 예전과 달라졌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말 “현재의 1400원은 과거의 1400원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며 “지금의 환율 수준은 외환위기 당시의 환율 상승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즉각 개입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트럼프가 공식 취임하는 내년 1월까지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내년 1월 취임과 함께 관세를 부과할지는 불투명하지만 집권 1기의 경험과 더불어 레드 스윕이 현실화되고 있어 달러화 강세를 지지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는 내년 1월까지 원·달러 환율 1400원대를 중심으로 등락 내지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우려가 커지면서 환율이 단기적으로 1450원 전후반까지 상승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환율이 급등하게 되면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