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 30.28%안정권 33.34%에 3.06% 부족유상증자·배당 등 만지작… 소액주주들 주시
  • ▲ 서울 중구 한솔그룹 사옥. ⓒ한솔
    ▲ 서울 중구 한솔그룹 사옥. ⓒ한솔
    80% 무상감자에도 만족할만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탓일까.

    한솔그룹 오너가가 배당을 통해 지분확대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소액주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감자안을 밀어붙였던 한솔그룹 조동길 회장의 지분은 애초 의도대로 기존 10.28%에서 17.23%로 크게 올렸다. 한솔문화재단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할 경우 21.82%에서 30.28%로 늘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경영권 보장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33.34%에 딱 3%가 부족했다.

    정관변경이나 이사 감사·해임, 인수합병 등 주요안건을 결의할 때 발행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이 반대하면 안건이 통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 한솔그룹은 마땅한 기관투자자들도 없는 터에 오너가 지분이 적다보니 소액주주들에게 휘둘리거나 적대적 M&A 걱정을 해야 했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아직 불안은 진행형이다.

    일부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내년  주주총회를 벼르는 목소리가 나온다. 1년 전인 지난해 주총에선 소액주주연합이 20% 이상의 지분을 모아 조 회장측을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당시 조 회장 측은 국민연금과 외국인 투자자 지지를 얻어 공격을 막아내기는 했지만, 이 과정에서 무상감자 안건을 포기해야만 했다. 이로 인해 한솔홀딩스는 일정기간 불성실 공시법인에 지정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무상감자 안건은 1년이 지난 올해 3월이 되서야 가까스로 통과됐다.

    다음 관건은 유상증자다. 아직 안건 상정 여부도 불투명하지만 소액주주들은 회사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80% 무상감자 실시 전 한솔홀딩스 주가는 액면가 5000원 보다 낮아 유상증자를 위해선 특별결의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이사회 결의 만으로 가능하다. 9일 오전 한솔홀딩스 주가는 3525원이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가 공시되면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 주주들이 주식을 매도하기 때문이다. 반면 새로이 주식을 취득하고자 하는 경우라면 단연 호재다.

    조동길 회장 등 총수 일가는 유상증자가 진행되면 지분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목표치인 33.34%도 넘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한솔 관계자는 “무상감자는 지주사 분할 당시 발생한 감자차손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부 주주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유상증자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한솔제지와 케미칼 등 주력 계열사의 호실적으로 배당을 활용해 조동길 회장이 한솔홀딩스 보유지분을 늘릴 것이란 관측도 많다. 단, 배당금 지급이 주주총회에서 결정되는 만큼 내년 3월 주총까지 홀딩스 지분매입에 활용하기는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