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임추위, 2~3차례 회의열고 이달 최종후보 결정NH농협지부 공개 반대 입장…농협금융 회장 선임 진통 노조 "현장모르는 관료 출신 회장 오면 강력 투쟁할 것"
  • ▲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사ⓒ연합뉴스
    ▲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사ⓒ연합뉴스
    차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놓고 관피아(관료+모피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 관료 출신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사가 유력후보로 급부상하면서 농협금융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 11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1차 숏리스트(압축 후보군)를 구성했고, 2~3차례 회의를 거쳐 연내에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내규상 경영승계절차는 내달 6일 전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현재 농협금융 차기회장 후보로 관료 출신들이 유력히 거론되고 있다. 정은보(행정고시 28회)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 협상대사를 비롯해 진웅섭(행정고시 28회) 전 금감원장, 서태종(행정고시 29회)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임승태(행정고시 23회)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등이다.

    내부 출신으로는 김태영 전 은행연합회장과 김주하·이경섭 전 농협은행장 등도 언급되고 있다. 농협금융은 차기 회장 후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최종 후보 1인이 확정되면 알린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사가 사실상 유력한 후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정 대사는 행정고시 28회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보험제도과장·금융정책과장,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관,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 대사는 그 동안 금융권 수장 하마평에 꾸준히 올랐지만 방위비 협상이 진행 중이라 이동이 어려웠던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으로 협상단이 교체되면서 운신의 폭이 넒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은 공무원 사회에서 '민(民)'으로의 신분 세탁을 할 수 있는 통로이자 다음을 내다볼 여지가 있는 자리로 평가받고 있어 관가에서 선호도가 커진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농협금융이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정책자금을 운영하고 정부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관료 출신 인사를 선호해온 점도 관 출신 회장이 유력한 배경이다. 역대 회장 중 신충식 초대 회장을 제외한 신동규 2대 회장과 임종룡 3대 회장, 김용환 4대 회장, 김광수 전 회장까지 모두 재정경제부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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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정 대사에 대한 농협금융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NH농협 노조는 지난 1일 관료 출신 농협금융 회장을 반대한다며, 검증되고 실력있는 내부인사로 차기 회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김용택 NH농협지부 노조위원장은 “농협금융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금융현장을 경험한 적 없는 관료 출신 인사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농협금융을 제대로 이끌어 나갈 수 없다”며 “은행, 보험 등 다양한 금융계열사의 이해관계와 노동자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는 (내부)인물이 회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모피아', '관피아'의 자리로 공식화하는 경영진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이번에도 낙하산 인사가 일어난다면 강력한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