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8개월만에 발생… 지난 15일 기준 AI 발생 농장 13곳 닭·달갈 가격 아직 안정세 평년과 비슷업계 "과거 최악의 AI사태로 수급지 다양화, 모니터링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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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식품·외식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방역당국은 선제조치와 방역강화를 단행하고 있지만 자칫 3~4년 전 계란·닭고기 파동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조류인플루엔자(AI)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15일 국내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총 13건이다. 국내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된 것은 2018년 3월 이후 2년8개월 만이다. 특히 올해 야생 조류에서도 고병원성 AI 항원이 계속 검출돼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는 닭, 오리 등 가금류에 치명적인 전염병이다. 2016년에는 383건이 발생해 무려 3787만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하기도 했다. 이듬해에도 22건이 발생해 654만마리를 살처분했다. 중수본에 따르면 15일 85개 농가의 가금 531만3000마리를 살처분했다.
사상 최악의 AI 사태가 터졌던 2016~2017년 닭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치킨 전문점들의 매출이 반토막이 났고 계란 가격은 일부 소매점에서 한 판에 1만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폭등한 바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2016년 11월 고병원성 AI 발생 4개월 후 실시한 치킨 전문점 조류독감 피해조사에 따르면 전체 치킨 전문점의 86%가 조류독감으로 인해 매출 감소를 겪었고 평균 매출 감소율은 29.7%에 달했다.
다행히 아직까지 고병원성 AI로 인한 닭고기와 달걀 가격의 급격한 변동까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15일 치킨에 주로 사용하는 9~10호 닭(1㎏)은 3154원으로 전년(3000원)보다 5% 증가했다.
달걀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5일 계란(특란) 30개 소매 평균 가격은 5583원으로 전년(5344원)과 큰 차이가 없다.
문제는 통상 10월~2월 사이 유행하는 고병원성 AI 상황에 따라 감염 농가가 더 늘어날 경우 닭고기와 달걀 가격이 급격한 변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식품·외식업계는 AI에 대비해 일찌감치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 2016~2017년 최악의 AI를 겪었던 만큼 수급지 다양화나 대체 메뉴이나 개발한 상태이기 때문에 좀 더 여유있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업계는 입모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예측불가능한 외부환경 요인에도 안정적인 식자재 공급을 위해 계육을 비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업계 관계자 역시 "수급 업체를 전국 여러 지역에 두고 있어 당장 물동량 수급에는 차질이 없다"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고병원성 AI가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국내 계란‧닭고기 공급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란 입장이다. 주요 유통업체가 보유중인 닭 냉동재고 물량도 평년보다 41.4% 증가했다.
농식품부는 "AI 발생 등에 따른 계란, 닭고기, 오리고기의 수급·가격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농협·생산자단체, 유통업계 등과 긴밀하게 협조해 수급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