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증시 수익률 4.4%…한국 6.9% 강세 비중 큰 중국은 -1.3%, 글로벌 지수 편출 영향 MSCI EM 지수 중국 퇴출로 한국 반사수혜 기대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한국 증시 주목
  • ▲ 신영증권 '중국 증시, MSCI지수 편출에 따른 영향 점검' 리포트 캡처 ⓒ신영증권
    ▲ 신영증권 '중국 증시, MSCI지수 편출에 따른 영향 점검' 리포트 캡처 ⓒ신영증권
    신흥국에 돈이 몰리면서 한국이 유망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증시 대비 수익률 우위를 보이는 데다 최근 3대 지수 산출 기관이 중국 기업을 지수에서 제외키로 결정하면서 반사 수혜가 기대된다는 시각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신흥국 증시 수익률은 4.4%로 나타났다. 선진국 증시 수익률이 1.5%인 점을 감안하면 큰 우위를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에서 가장 비중이 큰 중국 증시의 경우 -1.3%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한국(6.9%), 대만(3.9%), 인도(4.4%), 브라질(5.7%)이 강세를 보이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2월 글로벌 증시는 1.9% 수준의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 수익률에는 상당한 괴리가 발생한다"며 "신흥국 가운데 한국·대만·브라질은 중국의 수입 수요 회복, 인도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뒤늦게 감소하기 시작한 점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이달 중국 증시 약세 원인은 미국 국방부의 중국 제재 리스트 발표에 따른 글로벌 지수 편출 때문이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6·8·12월 국방수권법 1237조항에 따라 중국 인민해방군 소유 및 통제 기업 블랙리스트를 발표했다. 총 35개다. 

    지난달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리스트에 오른 35개 기업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영국 FTSE, S&P 다우존스인다이시스, 나스닥은 오는 21일, MSCI는 내년 1월 5일 제재 받는 중국 기업을 지수에서 제외키로 결정했다. 

    앞서 MSCI는 15일(현지시간) SMIC, 하이크비전, 중국위성, 중커수광, 중국철도건설, 중국교통건설, 중국중차 등 총 7개 중국 기업을 지수 편입 가능 종목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세 종목은 A주(중국 본토증시), H주(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주식)에 모두 포함돼 종목 수로는 총 10종목이다. MSCI는 추가로 블랙리스트에 선정되는 종목들을 포함해 30일까지 최종 삭제 목록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 3대 지수 산출 기관이 중국 기업을 빼면서 한국 시장으로 들어오는 해외 자금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S&P와 FTSE 지수에서 제외된 10개 중국 기업이 MSCI EM 지수에서도 제외될 경우, 지난 11일 기준 신흥국 지수 내 중국 비중은 38.9%에서 38.7%로 0.2%포인트 감소한다. 반면 한국 시장은 MSCI EM지수 내 비중이 13.23%에서 13.27%로 0.04%포인트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곽성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MSCI가 중국 기업의 지수 제외를 결정하고 리밸런싱(재조정)이 이뤄지면 글로벌 패시브 자금 중 2200억원이 한국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제한적인 수준이지만 한국 시장의 반사 수혜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MSCI EM 지수 내 한국 시장 비중이 높아지며 일부 종목의 지수 신규 편입도 예상된다. MSCI 지수 방법론에 따라 EM 표준지수 신규 편입 기준을 만족하는 EM 스몰캡 지수 내 종목 수는 총 22개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출되는 종목 수만큼 신규 편입된다고 가정할 때 10종목 중 대만과 한국이 각각 3종목, 2종목으로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상장 종목 중에는 HMM(산업재)과 녹십자(헬스케어)의 편입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각 1712억~2569억원, 1213억~1820억원의 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SKC(소재), 키움증권(금융), 에코프로비엠(산업재) 등이 편입 예상 종목으로 거론된다. 

    글로벌 투자 전문가들이 아시아 신흥국 주식을 주목하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17일(현지시간) 내년 미국, 이머징마켓,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아시아 국가 주식의 비중 확대, 유럽과 일본 주식의 비중 축소를 각각 권유했다. 미 국채도 실질 수익률 하락 전망에 따라 비중 축소로 분류했다.

    블랙록의 글로벌 투자전략 부문 책임자인 마이크 파일 이사는 "코로나19 백신이 경제활동 재개를 가속화하고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에도 금리 인상을 자제하는 가운데 강한 성장과 낮은 실질 수익률을 목격할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 영향력이 확대되는 중국에 대한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가 글로벌 성장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