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우려…7개월만에 0.4%p↓작년 -4.3% 선방…경기부양·소비회복 덕분OECD도 하향 전망…저유가 등 불확실성 여전文정부, 3.2% 낙관론…"기업氣 살려야 위기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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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WB)이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재확산에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8%로 낮춰잡았다. 백신공급 차질 등 최악의 시나리오에선 1.6%까지 성장률이 곤두박질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가 잇달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내리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코로나, 세계경제에 영구적인 충격"WB는 5일(현지 시각) 올해 세계경제가 3.8% 성장할 거라는 전망을 내놨다. WB는 매년 1월과 6월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를 내놓는다. 이번 보고서에는 우리나라에 대한 개별 전망치는 포함되지 않았다.3.8% 성장율은 WB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4.2%)보다 0.4%포인트(P) 낮춘 것이다. WB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글로벌 봉쇄가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나마 이는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범유행)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전제하에 나온 전망이다. WB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 백신공급 실패 등 최악의 시나리오에선 성장률이 1.6%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지난해 성장률은 마이너스(-) 4.3%로 애초 전망(-5.2%)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세계 각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소비 회복으로 2·3분기 국내총생산(GDP)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포함 35개 선진국과 중국의 실적이 -7.0%에서 -5.4%로 1.6%P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신흥개발도상국의 전망은 -2.5%에서 -2.7%로 악화했다.WB는 코로나19가 세계 경제흐름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추세와 비교했을 때 올해와 내년 세계 GDP 규모가 각각 5.6%, 4.6% 감소하는 등 세계 경제에 영구적인 충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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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 살펴보면 미국은 지난해 -3.6%에 이어 올해 2.8% 성장할 거로 내다봤다. 지난해 6월 전망치는 각각 -6.1%, 4.0%였다. 지난해 실적은 상반기 경기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3배 이상 가파르게 침체했다고 봤다. 3분기 이후 회복세를 타며 개선됐지만, 올해 코로나19 재확산에 전망이 밝지 않다고 예상했다.유로존은 서비스업 불황에도 제조업이 견조한 회복세에 들어가 올해 3.6% 성장할 거로 예측했다. 앞선 전망(4.5%)보다는 0.9%P 낮은 수준이다. 유럽·중앙아시아도 올해 지속적인 확진자 증가로 3.2% 성장에 머물 거로 추산했다. 앞선 전망(3.6%)보다 0.4%P 낮춰잡았다.동아시아·태평양은 지난해 성장률이 0.9%에 그쳐 1967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중국의 견인과 기저효과로 7.4% 급반등할 거로 전망했다. WB는 지난해 관광업 비중이 큰 피지(-19%), 태국(-6.5%)과 내전 중인 필리핀(-8.1%)의 충격이 특히 컸다고 설명했다. 남아시아는 지난해 인도(-9.6%)의 성장률 하락이 두드러졌다. 인도는 올해 기저효과로 5.4% 성장하겠지만, 성장세는 미미할 거로 점쳐졌다.WB는 실업과 식량불안 등 코로나19로 가장 큰 경제·보건 피해를 본 지역으로 중남미를 꼽았다. 지난해 신흥개도국에선 성장률이 -10% 이하로 떨어진 국가가 7분의 1 수준이었지만, 중남미는 3분의 1에 해당할 만큼 피해가 컸다는 설명이다. 중동·북아프리카는 올해 2.1% 성장하는 데 그칠 거로 예측됐다. WB는 원유 수출국의 경우 저유가로 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WB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를 대비하려면 종합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 △재정 건전화 △경쟁 제고 △정부 효율성 증대 △산업 다변화 △디지털 인프라 투자 △기후변화 투자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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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론 지양하고 불확실성 대비해야국제기구가 잇따라 올해 경제전망을 어둡게 보면서 일각에선 우리나라도 경제전망을 보수적으로 수정하고 기업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OECD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0~2022년 경제전망'에서 세계 경제가 지난해 -4.2% 역성장한 뒤 올해 4.2% 성장할 거라고 내다봤다. 앞선 9월 주요 20개국(G20)만을 대상으로 한 '중간 경제전망'에선 성장률을 각각 -4.5%, 5.0%로 제시했었다. WB와 마찬가지로 지난해는 실적 개선(0.3%P)이 예상되나, 올해는 불확실성이 높다며 비교적 큰 폭(-0.8%P)으로 전망치를 내렸다.OECD는 한국의 경우 지난해 -1.1% 역성장 후 올해 2.8% 성장할 거로 판단했다. 올해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보다 0.3%P 낮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내놓은 '2021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을 3.2%로 전망했다. 이는 WB가 예측한 올해 주요 선진국 성장률(2.9%)보다 높다.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장밋빛 낙관론에 빠졌다고 지적한다. WB는 올해 국제무역량이 전년 대비 4.9% 늘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앞선 전망보다 0.4%P 낮춰잡은 것이다. 국제유가는 8.1% 증가할 거로 봤다. 앞선 전망보다 10.7%P 내린 수치다. 무역량 증가 폭 감소는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악재가 될 수 있다.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2019년 기준 65%로 세계 2위다. 저유가로 말미암은 수출 부진은 경기침체로 이어져 디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이 때문에 정부가 성장률을 보수적으로 고쳐잡고 규제 철폐 등 기업친화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경제가 살려면 기업활동이 활발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기업이 어려워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소득세와 법인세를 올리는 등 기업 규제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기업 경영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국가위기 상황에선 기업을 살리는 게 답이다. 기업의 해외 이전이나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법인세율 인하 등 과감한 기업투자 독려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