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조직개편 통해 ESG 경영철학 전면에…석탄산업 투자 중단·인텍스 개발도자산운용사 그린 뉴딜펀드 잇단 출시로 투자자 공략…펀드 설정액 빠르게 증가
  • 정부의 뉴딜 정책에 발맞춰 '착한 경영' 바람이 부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 역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직개편을 통해 관련 체계를 강화하며 경영철학을 전면에 내세울 뿐 아니라 앞다퉈 ESG 펀드 상품을 출시하며 투자 기조를 확대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최근 ESG 사업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완료했다. KB증권은 ESG 전략 및 정책의 세밀한 진행을 위해 이사회 내부에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ESG 투자 전략을 제공하기 위해 리서치센터 내부에 ESG 솔루션팀을 새로 꾸렸다.

    회사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ESG 경영 체계를 확립해나가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KB증권은 업무 프로세스와 의사결정 체계에 ESG 경영 가치들이 반영되고 작동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대차증권은 ESG 경영 내재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ESG 총괄 전담부서를 지정하고, 전사 단위 협의 조직인 ESG 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하는 ESG 평가에서 증권사 중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는 성과로 이어졌다.

    증권업계는 이같은 조직혁신 외에도 기후변화 이슈에 대응해 석탄산업 투자 중단을 선언하고, ESG 인덱스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증권은 석탄 채굴 및 발전 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ESG투자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업무에 반영 중이다.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도 석탄투자를 중단하고 ESG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ESG 인덱스 개발에 나섰다. 인덱스개발 조직을 통해 현재까지 i셀렉트 EGS 지주회사 인덱스 등 총 5종의 인덱스를 출시했다. i셀렉트 EGS 지주회사 인덱스는 ESG 이슈가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지주회사 주식을 테마로 개발한 것으로, 업계 최초로 시도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섹터별 ESG 인덱스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자산운용사들은 ESG 관련 그린 뉴딜펀드를 중심으로 투자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는 이달 중 한국거래소 탄소효율 그린뉴딜 지수를 기초로 삼는 투자 상품을 새롭게 내놓을 예정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하나로 탄소효율그린뉴딜 ETF' 상품을 새롭게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대거 출시된 그린 뉴딜 펀드는 투심 공략에 성공하며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그린·디지털 뉴딜 기업에 투자하는 '타이거 K-뉴딜 ETF' 시리즈가 상장 3개월 만에 순자산 8000억원을 돌파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그린 테마 기업에 투자하는 국내주식형 ESG 상품인 '100년기업그린코리아펀드'도 출시 3개월 만에 설정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한화자산운용은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는 전세계 핵심기업에 투자하는 한화그린히어로펀드를 출시했다. 해당 펀드는 출시 30일 만에 지난 7일 설정액 100억원을 달성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EGS 투자 흐름은 국민연금까지 가세하며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올해부터 ESG 통합전략을 국외 주식과 국내 채권 자산에도 적용해 2022년까지 책임투자 적용 자산군 규모를 기금 전체 자산에서 약 50%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2022년부터는 주식, 채권, 위탁운용사 선정과 평가를 할 때도 책임투자 요소를 반영할 예정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국내외에서 친환경 및 ESG 요소가 적용된 펀드로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기관투자자들이 사회책임투자에 대해 과거보다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ESG 채권에 대한 수요 증가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ESG 투자 확대의 근본적인 이유는 투자자들이 과거보다 ESG 이슈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고 실제 투자에 반영하고자 하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발맞춰 연기금, 운용사 등이 ESG 평가 프로세스, ESG 펀드 상품 출시를 확대하며 ESG 투자의 성장세가 선순환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