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신용융자잔고 1조원 가까이 늘어 증시 조정 가능성, 하락시 투자자 손실 불가피전문가 "2007년 대비 개인 유동성 리스크 제한적"
  • 코스피가 3000선 돌파 이후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이는 '빚투'도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빚투 규모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시가총액 대비 안정적이라는 전문가 진단도 나온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신용융자잔고는 20조122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면서 4거래일 동안 1조원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급락했던 작년 3월(6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3배 넘게 급증한 수준이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7일 기준 69조2719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치인 70조원을 육박하고 있어 추가 매수 여력은 충분하다는 시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 3000시대 이후 시장 과열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기 조정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하락장에는 손실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반면 사상 처음으로 2000선에 진입한 2007년 증시 상황과 비교하면 개인 유동성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개인 매수 대기 자금인 고객예탁금, 신용융자잔고 측면에서 특별한 리스크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07년 7월 코스피 2000 돌파 직후 전체 시가총액 대비 고객예탁금은 1.6% 기록한 뒤 확연하게 감소했다"며 "현재 고객예탁금 비중은 작년 4분기 코스피 신고가 경신 이후에도 3% 전후로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2007년 7월 신용융자잔고 규모는 당해 2월 신용거래 활성화 제도 도입으로 5개월 만에 14배 급증해 주가 급변동에 따른 반대매매 리스크가 높았다. 이에 반해 현재 신용잔고는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으나 시가총액 대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개인 주식 신용 매수 비중도 증권사의 엄격한 리스크 관리로 금융위기 이후 평균 수준(11%대)을 하회한다"고 부연했다. 

    정부의 투자 활성화 정책도 개인 수급 리스크 완화 요인이다. 정책 당국에서 실물과 괴리된 자산시장 과열 우려가 일부 제기되고 있으나 증시보다 부동산 시장이 먼저 타겟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김 연구원은 "여당과 정부에서는 코스피 3000 돌파를 주요 치적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으며 작년 말부터 장기투자 세제혜택, 공매도 금지 추가 연장 등을 시사했다"며 "단기 속도 조절에 따른 우려에도 불구하고 개인 주도 증시 흐름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단기과열은 맞지만 아직 추가적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다. 유동성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