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두드러진 중소형사 자기자본 확대에 신용등급 높아지며 업계 위상 강화올해도 안정적 수익기반 마련 중점…중소형사 투자여력 높아 실적 방향 특히 긍정적 평가
  • 지난해 자본 확충으로 몸집과 체력을 키운 중소형 증권사들이 올해 각사 맞춤형 전략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개선 등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상향 기조는 올해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업에서 자기자본을 활용한 사업다각화가 중요해지면서 지난해 특히 중소형사들의 몸집 불리기는 두드러졌다. 

    우선 IBK투자증권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238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를 통해 올해 이 회사의 1분기 자기자본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BNK투자증권도 지난 11월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을 단행했다. 이로써 자기자본은 지난 3분기 기준 6798억원에서 올 초 증자 이후 약 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 등도 지난 2019년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지난해 자기자본 규모 1조원을 달성했다.

    중형 증권사들의 이같은 자본확충을 통해 자기자본 3조원이상 대형 증권사와의 신용등급 격차를 줄이며 업계 내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 한정된 자기자본으로 수익 창출력을 높이고 우발채무를 낮춰오면서 신용등급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차증권의 신용등급을 기존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상향했다. 교보증권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모두 'AA-' 등급을 받았다. 유안타증권도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장기 신용등급 'AA-' 등급을 획득, 창사 이래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각사의 차별화된 핵심사업 육성과 사업다각화 전략 통해 올해 안정적 성장 기반을 만들어가겠다는 각오를 드러내고 있다.

    실적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지난해(9월말 기준) 40% 가까이 자기자본이 늘어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늘어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수익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의 과제는 ▲고객 중심의 사업모델 구축 ▲차별화된 수익모델 마련 ▲자본 효율성 제고 위한 인력·물적 자본의 지속적 재배분 등이다.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는 "이같은 부분을 하나씩 이뤄나간다면 어느 순간 강한 중소형사를 넘어 확고한 대형사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안타증권은 시장 환경에 발맞춰 디지털 금융 가속화와 해외투자 서비스 강화에 적극 노력할 방침이다. 궈밍쩡 유안타증권 대표는 "비대면 시대에 고객과의 접점을 확보할 수 있는 시도와 영업기회 창출에 대한 혁신은 계속돼야 한다"면서 "범아시아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투자 서비스 강화와 디지털 금융의 가속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B투자증권은 지속적인 이익창출을 통한 주주환원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지난해 미진했던 신규 상품 개발과 해외 대체투자에 매진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KTB뉴욕법인을 계열사로 편입해 해외 대체투자의 교두보를 마련함으로써 계열사 간 시너지와 독자적 수익 모델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올 한 해 중소형 증권사들의 업계 내 입지는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중소형사의 신용등급 상향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나영 한기평 연구원은 "증권업 사업환경을 중립적이라고 판단했지만 지난해 증권업 실적이 사상 최대임을 고려하면 올해도 실적 방향성은 긍정적"이라면서 "특히 주식시장이나 실물시장 변동성이 극대화하지 않는다면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상방에 위치한다"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중소형 증권사가 자기자본 1조원 이상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자본력 대비 위험 익스포저가 감소했고 중소형사의 투자 여력도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