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5일까지 K-OTC 일평균거래대금 124억,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5%↑일평균 거래량도 2배 증가…공모주 흥행 학습 효과에 개인 투자자 유입 지속고위험·고수익 투자 성향 뚜렷, 2030세대 새 주축으로…시장 형태 다변화
  •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자금이 증시로 밀려드는 가운데 장외주식시장(K-OTC)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공모주 흥행 랠리가 지속되면서 기업공개(IPO)를 앞둔 업체들을 중심으로 물량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 K-OTC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24억3801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5억3580만원)에 비해 125%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량은 143만8781주로 전년 같은 기간(71만7875주) 대비 100% 늘었다. 15일 기준 시가총액은 18조669억원이다. 

    K-OTC는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에 이어 국내 주식시장의 하나로, 상장하지 못한 장외기업들이 제도권 시장에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해 연간 거래대금은 전년보다 28.9% 늘어난 1조276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51억5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7.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2조7725억원 증가한 17조438억원으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외시장에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은 SK바이오팜이다. 지난해 공모주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후 상한가) 기록을 세운 이후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차기 대형 공모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활발해졌다. 

    이 같은 경험을 기반으로 상장 예정 기업의 비상장 주식을 선점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급격히 늘어난 셈이다. 

    장외시장에선 거액의 증거금 없이 매수할 수 있다는 점도 이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그간 공모주의 높은 벽을 실감한 개인 투자자들이 몰린 계기가 됐다. 

    다만 정보 유통이 극히 한정된 범위에서 이뤄지는 것은 위험 요소로 꼽힌다. 비상장 종목 특성상 기업의 밸류에이션이나 재무상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 파악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진단한다. 

    2030세대 등 젊은 투자자들의 유입도 장외시장의 성장세를 이끈 요인이다. 기존 장기적 투자패턴에서 단기적 투자패턴으로 변화하기도 했다. 

    한국장외주식연구소 측은 "기존 40~60세대 중심이었으나 최근 2030세대가 장외주식시장의 새로운 주축으로 등극했다"며 "특히 40대 이상 투자자들이 알기 어려운 무신사·야놀자·비바리퍼블리카 등의 주식에 매수자가 유입되면서 시장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거래소에 따르면 인기 비상장주식은 카카오뱅크, 컬리, 크래프톤, 비바리퍼블리카, SK바이오사이언스, 야놀자, 루닛 등이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7만원선에서 거래됐다. 비바리퍼블리카와 야놀자는 각각 6만7000~6만9000원선, 55만~60만원선에서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