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1 영상 통해 폼팩터 혁신 예고모바일 사업 매각 검토에 출시 불투명고가에 초기 생산량 적어 사업 지속 부담 전망도
  • ▲ LG전자가 CES 2021에서 공개한 'LG 롤러블' 티징 영상.ⓒLG전자
    ▲ LG전자가 CES 2021에서 공개한 'LG 롤러블' 티징 영상.ⓒLG전자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과 관련 대변혁을 예고하면서 올해 출시 예정인 롤러블 스마트폰 향방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1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0에서 디스플레이가 말리는 롤러블 스마트폰 영상을 선보이며 관심을 받았다.

    롤러블폰은 화면이 둘둘 말렸다 펼쳐지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폰으로 지난해 출시된 폴더블폰과 함께 폼팩터 혁신으로 꼽힌다. LG 롤러블폰은 가로로 들고 있던 스마트폰의 오른쪽 모서리가 펼쳐지면서 태블릿과 비슷한 크기로 확대되는데 평소 6.8인치에서 7.4인치까지 늘릴 수 있다.

    LG전자는 롤러플폰을 오는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으로 화제성은 물론 폼팩터 혁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을 매각까지 검토하기로 하면서 롤러블 출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LG전자는 개발이 진행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스마트폰 사업부의 미래가 뚜렷하지 않은 만큼 향후 제품 개발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롤러블폰은 LG전자 새 스마트폰 전략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되는 두번째 작품이다. 첫 작품은 LG윙으로 야심차게 국내외 시장을 공략했지만 국내 누적 판매량은 10만대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부의 매각 또는 조직축소 등을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개발 스케줄에도 차질을 빚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롤러블폰이 출시 되도 200만원 이상 고가에 초기 생산량도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LG전자가 사업을 지속하기에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롤러블 개발을 지속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사업 재편을 우선적으로 실시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몸집을 줄이는 대신 신성장동력을 키우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등을 통한 자원 운영의 효율화, 글로벌 생산지 조정, 혁신 제품 출시 등 각고의 노력들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원에 달하는 등 부진을 거듭했다. 

    지난 2019년에는 스마트폰의 국내 생산을 중단하고,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ODM(제조자개발생산) 생산 비율을 지속해서 높여왔지만 LG전자 실적 기여도는 기대만큼 오르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스마트폰 판매량까지 매년 줄어들면서 매각 가능성을 검토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미국 IT 기업 구글과 페이스북, 폭스바겐, 베트남 빈그룹 등이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구글은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로 애플의 iOS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지만 자체 생산하는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는 존재감이 미미하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인수하는 등 스마트폰 사업 강화를 끊임없이 추진하고 있지만 기대만큼 성과는 크지 않다. 구글은 LG전자와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페이스북은 2014년 인수한 자회사 오큘러스를 통해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플랫폼 마련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인수와 연결되는 모습이다. 페이스북의 경우 스마트폰 사업을 강화할 경우 관련 생태계를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독일 자동차기업 폭스바겐이 입찰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자동차 산업이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모빌리티로 급전환하면서 전장사업과 시너지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제조사 빈스마트를 운영하는 베트남 빈그룹도 인수 후보로 오르고 있다. 중저가 제품에 강점이 있는 빈스마트가 LG전자의 베트남 공장 및 프리미엄 제품 기술력을 확보함으로써 사업 확대를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빈그룹은 베트남 시총 순위 1, 2위를 다투는 기업으로 2018년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빈스마트를 설립하고, 스마트폰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빈그룹 입장에서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생산공장이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다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