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 기부, 10대 기업 기부금 7배 수준한국의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등 찬사 잇따라친인척 주식 증여, 자녀 경영권 승계 등 특혜 논란 잠재우기 비난도
  • ▲ 김범수 카카오 의장 ⓒ카카오
    ▲ 김범수 카카오 의장 ⓒ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약 5조원에 달하는 '통 큰 기부'를 결정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벌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찬사가 나오는 반면, 친인척들의 특혜 의혹을 염두한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카카오에 따르면 김 의장이 기부하기로 한 액수는 약 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김 의장은 현재 카카오 지분(13.74%)을 보유하고 있으며, 계열사 케이큐브홀딩스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해당 지분의 가치를 합하면 약 10조원 이상으로, 이 중 절반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것.

    이는 국내 상위 10대 기업이 2019년 낸 기부금 7398억원의 7배를 웃도는 수치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기부액 2878억원과 비교했을 때 17.5배 이상 높은 액수다. 

    관련 업계에서는 김 의장의 기부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등과 같은 선례로 남을 것으로 내다본다. 빌 게이츠는 138조원에 달하는 재산의 90%를 기부하기로 약속했으며, 워런 버핏은 15년 동안 44조원어치의 주식을 내놓은 바 있다.

    김 의장은 이달 말 사회공헌 계획을 소개하는 사내 구성원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은 임직원들과 재산 기부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교류할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의장이 자녀들의 경영권 승계 의혹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이렇게 될 경우 카카오가 최근 출범한 ESG 위원회의 투명한 경영 체계와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김 의장은 지난달 19일 아내와 두 자녀를 포함한 친인척 14명에게 카카오 주식 33만주를 증여했다. 부인 형미선 씨와 자녀 상빈·예빈 씨는 각각 6만주의 주식을 넘겨받았다. 당시 김 의장이 가족들에게 넘긴 카카오 주식의 가치는 1452억원에 달했다. 

    특히 김 의장의 자녀들이 지난해 케이큐브홀딩스에 직원으로 채용되면서 경영승계 작업에 들어갔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 의장 개인 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는 현재 카카오 지분 11.21%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업계 관계자는 "김 의장은 지난 2010년에도 친인척들에게 지분을 넘기려다가 구설에 오른 바 있다"며 "본인 지분을 정리해도 2대 주주인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한 경영권 승계 작업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