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52시간 이상, 40시간 대비 남 5.1%·여 6.6% 건강 관련 생산성 저하강모열 교수팀, 임금근로자 3890명 대상 온라인설문 조사
  • ▲ 강모열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서울성모병원
    ▲ 강모열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서울성모병원
    주당 근로시간이 증가할수록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이 커지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적극적인 병가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모열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은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과 함께 임금근로자 3890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과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임금근로자 3890명을 대상으로 지난 7일간 건강 문제로 생긴 노동생산성 손실에 대해 6개 항목, 10점 척도로 조사했다. 

    노동생산성 손실은 구체적으로 앱센티즘(Absenteeism)과 프리젠티즘(Presenteeism)으로 구분됐다. 앱센티즘은 건강 문제로 인한 결근, 조퇴, 지각 등의 근로시간 손실을 의미하며, 프리젠티즘은 출근했으나 건강 문제로 업무수행능력이 저하된 상태로 정의했다.

    조사대상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2.4시간이었으며 건강문제로 인한 노동생산성 손실은 평균적으로 26.6%로 나타났다.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은 프리젠티즘으로 인한 부분이 96% 정도였고, 앱센티즘으로 인한 것은 4% 이하였다. 

    연구팀은 주당 근로시간(4개 그룹, 40시간 미만, 40시간, 41~51시간, 52시간 이상)과 가구소득수준(3분위), 성별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52시간 이상 군은 40시간 군에 비해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이 남성 5.1%, 여성 6.6% 더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시간 노동에 의한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이 저소득층일수록 더욱 뚜렷한 경향을 보였다. 가장 소득이 낮은 군을 기준으로 52시간 이상 군은 40시간 군에 비해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이 남성 5.8%, 여성 10.1%로 더 크게 발생됐다.
     
    특히 저소득층 근로자가 장시간 노동을 하는 것은 고소득층 노동자와 다른 수준의 사회경제적 압력이 있다는 점을 고민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강모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용적인 관점에서 근무시간 및 병가 정책을 재구성하는 측면에서 노동현장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근로자의 건강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적극적인 병가 정책을 구축하는 것이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직업환경의학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 2020년 12월호에 게재됐으며, 가톨릭중앙의료원 연구비 지원사업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