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중앙은행 국채 직접 인수 법으로 금지"채권시장 요동…국고채 금리 10개월 만에 최고전금법 개정안에…"금융위, 한은 기능·역할 이해 부족"
  • ▲ 이주열 한은 총재ⓒ한국은행
    ▲ 이주열 한은 총재ⓒ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4차 재난지원금 재원으로 한은의 '국채 직접 인수' 방안이 거론된 것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서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의 질의에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한은이 직접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 "국채 직매입 없다"… 국채 시장 술렁 

    그는 "(국채 직매입은) 정부 부채의 화폐화 논란을 일으키고 그것은 재정건전성 우려, 중앙은행 신뢰 훼손, 대외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또한 "다른 주요국에서는 중앙은행의 국채 인수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95년 이후 직접 인수 사례가 없다"고 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극복을 위한 손실보상 및 상생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 코로나19 관련 손실 보상금 등의 재원으로 한은이 국채를 직접 인수하는 방안을 담았다. 

    이 총재는 "국고채 매입은 시장의 수급 상황과 금리를 보면서 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이전과 달리 국채발행 물량이 예년보다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여 시장안정을 위한 한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국채금리는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02%로 지난해 4월 1.033%을 기록했던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의 재원으로 적자국채 발행이 예고되면서다. 

    미국의 국채금리 역시 비슷한 연유로 상승세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대규모 재정지출을 위한 적자국채 발행이 예정되면서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1.37%까지 치솟았다.
  • ◆ "금융위, 한은 기능·역할 이해 부족" 비판 

    이 총재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둘러싼 금융위원회와 갈등에 대해서도 '반박'을 내놨다. "전금법 개정안은 빅브라더(사회 감시·통제 권력)법이 맞다"고 강조하면서다. 

    이 총재는 "정보를 강제로 한데 모아놓은 것 자체가 빅브라더"라면서 "전금법이 빅브라더가 아닌 예로 통신사를 드는데 이런 비교는 부적합하다"고 맞섰다. 

    앞서 은성수 원장은 "제 통화기록이 통신사에 남는다고 통신사를 빅브라더다 할 수 있느냐"면서 한은의 빅브라더 지적을 일축했다. 

    전금법 개정안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가 간편결제나 송금 등의 전자지급 거래를 금융결제원을 비롯한 외부청산기관에 맡기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한은은 이런 결제내역을 금융위가 수집하는 것은 '빅브라더'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급결제는 한은의 고유 역할로 금융위가 아닌 한은이 관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금융결제원의 주기능은 소액결제시스템, 금융기관끼리 주고받는 자금의 대차거래 청산이고 이런 업무는 중앙은행이 뒷받침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책기관끼리 상대방의 기능이나 역할을 충분히 히해해주는 것이 아주 중요한데 (금융위가) 그게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비판했다. 


    ◆ "가상화폐 내재가치 없어…가격변동 클 것"

    이 총재는 최근 상승세를 보인 가상화폐에 대해서는 내재가치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암호자산(가상화폐)은 내재가치가 없다"면서 "가격전망은 대단히 어렵지만 앞으로 아주 높은 가격 변동생을 나타날 것"이라 강조했다. 

    최근 비트코인의 급등과 관련해 "인프레이션 헤지 투자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의 대량구매, 기관 투자자들의 활용 계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이달 사상 처음으로 개당 5만 달러를 넘어섰고 시가총액 역시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도입과 관련해 "설계와 기술적의 면에서 검토가 마무리됐다"면서 "올해 가상환경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