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권고, 반쪽짜리 불과""회사 바람직한 미래 위한 공개토론 하자"금호피앤비화학 노조, "표 얻기 위한 포푤리즘"… 박찬구 회장 지지 눈길
-
경영권 분쟁 중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박찬구 회장 측이 제시한 주주총회 안건 전부에 찬성한 의결권 자문사 ISS에 대해 "현 경영진과 이사회 거버넌스 리스크에 대한 이해가 결여됐다"고 비판했다.이와 함께 박 상무는 회사 측이 제시한 기업 성장전략에 대한 이사회의 실천 의지를 믿을 수 없다면서 회사의 바람직한 미래를 위한 공개토론회를 갖자고 제안했다.16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박 상무는 입장문을 통해 "ISS가 현재 이사회가 그간 제대로 기업·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감시·견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회사 측이 주총을 약 2주만 앞두고 졸속으로 내놓은 중장기 성장전략을 꼼꼼히 검토했는지 의문"이라며 "ISS가 회사 측의 어설픈 대응책과 허점, 일부 왜곡·호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반쪽짜리 권고안을 냈다"고 지적했다.다만 박 상무는 ISS가 금호리조트 인수에 대해 비판하고 금호석유화학 본업과 시너지가 부족한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 등 상장사 자산 매각 필요성을 언급한 점, 자사주 소각 시기를 지적한 점 등에 대해서는 자신이 계속 주장한 기업·주주가치 제고와 부합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박 상무는 회사가 발표한 주총 안건과 중장기 성장전략에 대해서는 자신의 제안에 대응하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면서 "경영전략과 재무전략의 취약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고, 심지어 변화를 위한 진정성 역시 찾아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그러면서 회사 측의 자사주 소각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없는 공염불이라며 당장 구체적인 소각 계획을 마련해 모든 주주에게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박 상무는 사측이 제시한 배당 성향 20% 내외 유지 방안에 대해서도 "기준을 연결 재무제표가 아닌 별도 재무제표로 삼은 것이 문제"라며 "배당금 지급액을 낮추기 위한 의도적 왜곡이자 회계 지식이 부족한 일반 주주를 기만하는 꼼수"라고 꼬집었다.이어 "이는 금호석유화학 배당금 지급 재원에서 금호피앤비화학 등 자회사의 실적을 배제시키겠다는 것으로, 이미 경쟁사 및 코스피 평균 배당 대비 낮은 배당 성향으로 지적받는 금호석유화학의 주주배당금 지급액을 다시 한 번 낮추고자 한 주주 기만행위"라고 강조했다.아울러 박 상무는 금호리조트 인수 추진에 대해서도 "회사가 주장하는 7900억원의 가치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미래 수익성 추정치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사업 타당성 분석 결과를 투명하게 주주와 공유하라"고 밝혔다.박 상무는 이러한 내용을 담아 ISS에 반박 서신을 보냈다.
반박 서신에는 기업·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시급하게 취해야 할 조치로 △모든 자사주의 소각 △배당의 정상화 △자회사 상장 및 비영업용 자산 매각을 통한 재원 확보 △거버넌스의 환골탈태를 통한 완전히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 등이 포함됐다.그러면서 박 상무는 "현 경영진과 모든 안건을 올려 투명하게 논의할 수 있는, 오로지 기업·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공개토론회를 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박 상무가 이처럼 공세 수위를 높이는 것은 주총을 열흘가량 앞둔 상황에서 여론전을 강화해 우호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 상무는 13일부터 의결권 위임 권유를 시작했으며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설명하는 등 여론 조성에 힘쓰고 있다.하지만 사측이 박 상무의 공개토론 제안을 받아들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박 상무의 제안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피앤비화학 노동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박 상무의 고배당안은 표를 얻기 위한 포푤리즘이라고 비판하며 회사 측에 힘을 더했다.금호피앤비화학 노조는 "박 상무의 배당결의안에는 실망을 금할 수가 없으며 주주들의 표를 얻기 위한 포푤리즘은 경영자보다 정치인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적당한 주주 배당은 당연할 테지만, 오로지 경영권을 확보하고 보자는 목적으로 주주 배당을 7배로 올린다는 것이 제대로 된 경영자의 사고방식인지 회사가 주주들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코로나19 시대에 유례없는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은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대내외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한 증설을 통해 회사의 경쟁력과 가치를 높인 현 경영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박 회장 측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