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수출 중 35.7% 차지반도체, LED, 의약품 물량 몰려항공화물운임 300달러 돌파
  • ▲ 대한항공이 화물전용기로 개조한 여객기에 화물을 싣고 있다ⓒ
    ▲ 대한항공이 화물전용기로 개조한 여객기에 화물을 싣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난 글로벌 물동량에 항공운송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운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운임까지 치솟자 수출기업들이 항공운송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총 수출액 5125억달러 중 항공운송 수출은 35.7%인 1830억달러(207조6000억원)에 달했다. 전년대비 5.4%p 증가한 것으로 해상운송 비중은 5.6%p 감소했다. 항공운송 비중은 2018년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33.3%로 최고치를 찍었다가 2019년 30.3%로 내려앉았다.

    항공화물 수출이 증가한 것은 반도체, SSD, OLED 등 IT 제품과 의약품 같이 무게가 가볍고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들의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의약품과 컴퓨터의 항공수출은 각각 전년대비 79.7%, 77.3% 증가했고 평판디스플레이(21.6%), 반도체(15.8%) 등도 크게 늘었다. 실제로 항공화물 수출액은 코로나 팬데믹이 전세계로 퍼졌던 지난해 4월 전년동기비 7.6%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연중 꾸준하게 플러스를 보였다. 반면 해상화물 수출액은 연말에 접어들어서야 서서히 감소세를 벗어나는 모습이었다.

    해상운임이 크게 오른 것도 주요 원인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월 1000p 안팎에서 연말 2783p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세계 주요 항구에 중국발 물량이 대거 유입되면서 항만 수용능력은 한계를 드러냈고, 운송기간이 대폭 늘어나기도 했다.

    제품 특성상 해상운송을 해야만 하는 석유제품, 철강, 자동차 등의 해상운송 수출은 각각 40.6%, 14.7%, 13.3%씩 감소하며 부진했다. 항공과 해운을 동시에 선택할 수 있는 평판디스플레이의 경우 2019년 해상운송 수출액이 항공운송보다 64억 달러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11억 달러로 격차가 좁혀졌다.
  • ▲ 대한항공이 화물전용기로 개조한 여객기에 화물을 싣고 있다ⓒ
    항공운송의 인기는 곧 운임료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여객운항이 어려운 항공사들이 좌석을 뜯어내는 출혈을 감수하며 화물운송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도 화물사업을 통해 238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항공화물 수출단가는 2018년 kg당 232달러에서 2019년 278.68달러, 지난해는 323.02달러로 300달러선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물동량 증가·유가 상승 등으로 운임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국내 수출기업 945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2분기 가장 걱정되는 이슈로 원재료 가격 상승(21.0%)에 이어 물류비용 상승(20.3%)을 꼽았다.

    강성은 무역협회 연구원은 "수출 기업들의 물류 애로 해소를 위해서는 과도한 운임인상을 억제하고 공(空) 컨테이너 공급을 확대해 적기 운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