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의원, 이번주 법안 발의중기부 長考에 상생 합의 도루묵소비자 선택권 외면… 수입차 역차별 논란 계속
-
대기업의 중고자동차 시장 진출 허용에 대한 논의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판이다. 정치권에서 10년간 사업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상생 아래 이견을 좁혀가던 기대가 자칫 백지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소비자 선택권과 후생마저 외면한 것으로 논란이 예상된다.24일 업계에 따르면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이번주 ‘중고차 매매 시장의 상생협력에 관한 법률안’ 등의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이 법안은 10년간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이와 함께 중고차 매매업자가 허위 매물을 팔 경우 △해당 사실 공표 △3배 한도의 징벌적 손해배상 △과징금 부과 등에 처하도록 하는 ‘자동차관리법 일부 개정 법률안’도 낼 것으로 전해졌다.조 의원은 지난달 “현대차가 진출하면 독점하게 되는 순간 이익을 쫓을 것”이라며 “중고차 시장이 위기에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악의적 중고차 매매업자는 퇴출시키고 정보 제공 및 허위 광고 금지 의무를 부과할 것”이라며 “생태계 다양성을 확보해야 소비자, 주체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그는 이번주 보도자료를 내고 법안에 대한 설명에 나설 예정이다.다만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막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찬반이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먼저 완성차 업체는 체계적인 점검과 수리, 인증으로 중고차 매매 시장이 정화된다는 입장이다. 사후관리, 투명한 판매가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면 시장 규모는 지금의 2배 이상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중고차 시장은 ‘레몬마켓’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특히 허위 매물이나 성능 조작, 알선 수수료 등으로 소비자 불만이 많다.이들은 수입차와 달리 진입 자체가 막혀있는 ‘역차별’도 지적했다. 수입차는 자사 중고차를 구매해 되팔며 보증해준다. 그러나 국산차는 빗장이 걸려 있다. 비현실적 규제로 경쟁력이 상실되고 있다는 얘기다.실제 지난해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G80(2017년형)은 신차 대비 30.7% 내려간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인증 중고차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25.5% 하락하는 데 그쳤다.중고차 매매업자는 현대차 등 대기업이 독과점을 낳아 소비자 권리를 침해한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격과 판매 대수 조절로 독과점이 더 심해지고 결국 구매 부담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밖에 5만여 명에 이르는 종사자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우려한다.소비자는 중고차 시장 전면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시민교통협회, 새마을교통봉사대 등 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교통연대는 최근 성명을 내고 “소비자는 외국과 같게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진입, ‘메기 효과’를 일으켜 정화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중고차 매매 업계 눈치만 보면서 판단을 미루는 사이 정치권까지 가세해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방치와 정보의 비대칭 구조로 소비자 피해만 반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둘러싼 논란은 2019년 2월 불거지기 시작했다. 시 중고차 매매의 생계형 적합업종 보호 기간이 종료되며 대기업이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중고차 판매는 2013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6년간 대기업의 활동이 제한된 바 있다.2019년 11월에는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가 중고차 매매는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일부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서를 중기부에 제출했다. 시장 규모가 커졌고, 소비자 편익을 고려해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시장 진입을 가로막을 수 없다는 취지였다.결정권을 쥔 중기부는 1년여 가까이 지나도록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중기부는 동반위 입장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연장 시 최대 6개월 이내 생계형 적합업종 여부를 지정 및 고시해야 한다.지난해 중고차 거래 규모는 387만4304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9년 대비 7.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