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사업체종사자 22.3만명↑…13개월만에 반등기저효과·官製일자리 영향…상용직↓-임시·일용↑제조업 14개월째 감소…숙박·음식업도 계속 감소
  • ▲ 재정 투입 노인일자리.ⓒ연합뉴스
    ▲ 재정 투입 노인일자리.ⓒ연합뉴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사태이후 감소세를 이어오던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가 13개월만에 반등했다. 그러나 이는 고용충격이 지난해 3월부터 본격화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혈세를 투입하는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일자리 사업 확대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우리 산업의 중추인 제조업 종사자는 14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도 감소세를 보였다.

    최근 각종 경제지표가 개선세를 보이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한국경제는 코로나의 어둡고 긴 터널을 벗어나 경제성장의 정상궤도에 올라섰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용시장 상황은 아직 녹록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3월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 국내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종사자 수는 1850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2만3000명(1.2%)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 3월 마이너스(-22만5000명)로 돌아선 이후 13개월 만에 반등했다. 다만 경기 회복의 신호로 보기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고용충격의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종사자 수 증감을 산업별로 보면 공공행정과 국방·사회보장행정(4만1000명),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1만7000명), 교육서비스업(9만3000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4만5000명) 등에선 늘었다.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 일자리 사업 재개가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2월 중순부터 조정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도 숙박·음식업(-5만9000명), 여행업 포함 사업시설관리업(-3만4000명), 예술·스포츠·여가업(-5000명) 등에서 줄었다. 숙박·음식업의 경우 감소 폭이 1월(-24만명)과 2월(-16만2000명)보다 크게 둔화했으나 대면 서비스업종의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했다.

    우리 산업의 중추이자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은 종사자가 4만6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감소 폭은 지난해 12월(-7만4000명)부터 둔화하는 모습이다.

    종사자 수 증감을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지난달 상용직 근로자는 1553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8000명(-1.4%) 줄었다. 임시·일용직은 20만2000명,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고용직을 포함한 기타 종사자는 4만1000명 각각 늘었다. 임시·일용직 증가세는 재정일자리 증가와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올해 1분기 코로나 이전의 수준을 넘어섰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가장 앞선 회복세이자 놀라운 복원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날 한은은 1분기 실질 GDP 규모가 470조8000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기대비 1.6% 늘어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2019년 4분기(468조8000억원) 실적을 넘어섰다.

    그러나 일각에선 경제지표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으나 고용실적은 정부가 주도하는 단기 아르바이트성 일자리에 의존하고 있다며 '고용 없는 회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소주성특위)가 '문재인 정부 4년, 고용·임금 동향과 과제'를 주제로 주최한 토론회에서도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무인판매점, 디지털 상거래 확산 등 비대면·자동화를 가속하면서 코로나19 위기 이후에도 고용 없는 회복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 ▲ 구인 게시판.ⓒ연합뉴스
    ▲ 구인 게시판.ⓒ연합뉴스
    한편 지난 2월 기준 상용직 1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평균 임금은 395만원으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 54만7000원(16.1%) 증가했다. 지난해는 설 명절이 1월이었지만, 올해는 2월이어서 상여금 지급이 늦어진 데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상용직은 417만6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만9000원(16.4%), 임시·일용직은 157만원으로 11만원(7.5%) 각각 늘었다.

    상용직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은 142.8시간으로 지난해보다 14.3시간(9.1%) 감소했다. 지난 2월 근로일수가 1년 전보다 이틀 적은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말미암은 휴업·휴직 등이 영향을 미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