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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 '빅2'의 업계 장악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지분 취득 등으로 생보사들 사이에서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삼성생명은 故 이건희 회장의 유산 상속으로 지배구조가 변경됐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 지분 10.44%를 확보해 2대주주이자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이 부회장의 관심과 애정이 기존보다는 커질 수 밖에 없다. 이 부회장이 이전까지는 삼성전자 중심으로 그룹 경영에 집중을 했었다면, 이제는 삼성생명 경영에 더 신경을 쓰는 구조가 됐다는 얘기다. 이 부회장의 오너십을 기반으로 그룹 내 삼성생명 영향력이 확대되고, 그만큼 생보업계 맏형으로서 역할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 내부에서는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긍정적 변화에 대해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변수가 될 수 있다. 현행 보험업법에서 보험사는 계열사 주식을 취득원가 기준으로 총자산의 3%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준이 시가로 바뀌게 돼 삼성생명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중 초과분, 약 31조원을 매각해야 한다.
한화생명은 현대해상 지분 4.10%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시점은 올해 초였지만, 최근 한화투자증권과 한화자산운용이 각각 1291주(0.00%), 800만274주(0.90%)를 취득해 5% 이상 대량보유 공시의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현대해상 지분 가치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지분을 매입했으며, 향후 차익 실현 시점이 되면 처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한화생명이 자회사인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출범에 따른 전략적 제휴 차원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앞서 한화생명과 현대해상은 업무협약을 맺고 ▲생·손보 통합 컨설팅 기법 공동 개발 ▲시장변화에 따른 상품혁신 아이디어 공유 ▲협업상품 판매 활성화를 위한 홍보 및 마케팅 공동 추진 등 3가지 사항에 대해 합의했다.
한화생명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현대해상 지분을 통한 영향력은 직간접적으로 발휘될 수 밖에 없다. 전략적 제휴 관계에서도 더 긴밀하게 협력하며 시너지 창출이 기대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