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규준 준수 강화신한·DGB·한화, 판매 접어메트라이프·푸르덴셜 공격적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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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 달러보험 판매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관련 상품 취급 중단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불완전판매 리스크가 우려된다는 이유다.

    반면, 달러보험 매출 비중이 큰 외국계 생보사들은 관련 시장을 더욱 키운다는 방침이다. 경쟁사가 줄고 환율이 오르고 있는데다,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십분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국내사, 취급 중단 잇따라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달부터 생보사들은 달러보험상품 운영에 관한 모범규준을 준수해야한다.

    금융당국이 지나친 '환차익 마케팅'을 방지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한 탓이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및 해약환급금 지급 등이 외화로 이뤄지는 상품이다.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을 보지만 환율이 떨어지면 손실을 보는 구조다.

    강화된 모범규준은 보험사·설계사가 달러보험 권유·판매 시 취약금융소비자 해당 여부, 가입 목적, 보험료 납입·계약 유지 능력, 금융상품 가입 경험 등에 대한 질문을 통해 계약자의 적합성·적정성 진단을 해야 한다. 계약자가 주요 질문 중 어느 하나라도 부적합한 항목을 선택·답변하는 경우 해당 상품을 권유할 수 없다.

    또한 계약이 1년 이상 유지될 경우 해당 기간의 판매 시점 환율과 분기 말 환율을 비교해 매 분기마다 보험금 및 해지 시점별 해지환급금을 안내해야 한다.

    이에 달러보험을 취급했던 일부 국내 생보사들은 관련 상품 취급을 중단하고 있다. 판매규제 강화로 불완전판매 리스크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신한라이프는 내달부터 전속설계사 채널에서 달러종신보험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 5월부터는 법인보험대리점(GA)채널에서도 해당 상품 판매를 중지한 상태다.

    DGB생명은 4월부터 달러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한때 관련 상품 출시를 검토한 바 있었던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현재 해당 계획을 접은 상태다.

    ◆외국계사 "경쟁사↓·환율↑…기회"

    반면 외국계 생보사들은 이를 반기며,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다. 달러보험 매출 비중이 커 리스크를 감내하더라도 해당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사들은 달러보험 비중이 크지 않아, 굳이 복잡한 과정을 거쳐 해당 상품 판매에 공을 들여야하는지 회의적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다, 불완전판매 리스크를 아예 없애자는 취지에서 판매 중단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반면 외국계사들은 달러보험 비중이 높아 해당 리스크에도 판매를 중단하거나 상품군을 줄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보험권에선 달러보험 시장 1, 2위를 다투는 메트라이프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관련 시장 지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고있다.
     
    메트라이프의 경우 현재 외화보험 비중이 초회보험료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푸르덴셜생명도 2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달러보험 계약자수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보험사별 외화보험상품 보험계약자수 및 증감' 현황에 따르면, 2020년 메트라이프생명의 가입자는 총 9만 4928명으로 업계서 가장 많았다. 최근 3년간 가입자 수도 ▲2018년 3만 5236명 ▲2019년 6만 8397명으로 업계 최고치를 기록했다. 

    푸르덴셜생명은 ▲2018년 2248명 ▲2019년 1만 8439명 ▲2020년 3만 7501명으로 뒤를 이었다.

    여기에 환율 상승 요인도 외국계사들이 달러보험을 포기할 수 없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이후 약 13년 만에 처음으로 1300원을 돌파했다.

    외국계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올라 달러보험의 수요는 분명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외국계사들은 달러보험 판매 경험이 많아 규제 리스크에도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