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최대 실적 농심 1분기 영업익 42% 감소 예상오뚜기 3.2%, 삼양식품 30% 줄어코로나19 장기화 라면 수요 감소·원재료 가격 인상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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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낸 라면업계(농심·오뚜기·삼얌식품)의 표정이 어둡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영업이익이 전년 보다 많게는 두 자릿수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6806억원, 3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 42%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라면 점유율 2위인 오뚜기의 올해 1분기 매출은 65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544억원으로 3.2% 감소가 예상된다.
삼양식품 역시 지난해 1분기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거둬들였던 만큼 올해 1분기 기저효과로 인한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460억원, 187억원으로 전년 보다 각각 6.2%, 30% 감소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서 보내는 생활이 길어지면서 라면이 비상식량으로 주목받았다. 국내는 물론 한국 라면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라면 수출액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6억362만 달러로 전년보다 29.3%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라면업계는 지난해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농심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2조6398억원, 16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 103.4% 증가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오뚜기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5959억원, 19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가 10%, 3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양식품도 매출 6485억원, 영업이익 9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3%, 21.9%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비상식량으로 라면 수요가 지난해 보다 감소, 역기저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라면 뿐 아니라 가정간편식(HMR), 밀키트, 배달음식 등 먹거리 증가도 한 몫한다.
여기에 팜유, 곡물가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세인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 GSCI 곡물 지수는 최근 한 달 간 21.82%나 올랐다. 옥수수 선물의 경우 지난주에만 약 8%가 상승하면서 2013년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밀 선물가도 지난달 30일 기준 8년 여 만에 최고가를 찍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식료품 사재기로 인한 수요 역기저, 원재료 투입단가 상승 부담에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며 "원재료 투입단가 상승은 중기적으로 실적 개선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라면의 해외 수출도 여전히 성장하고 있어 조만간 실적 회복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라면 수출액은1억5700만 달러로 전년 보다 18.9% 상승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2분기까지 전년 기저 부담이 상당하지만 해외 사업부문 성장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기 수요 급증에 따른 기저 부담으로 내수 라면 매출과 스낵 매출은 역신장이 불가피하나 평년 대비로는 높은 수준의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