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한 만큼 보상' 인식 확산성과급 문제 제기와 노조 결성 등으로 나타나필수된 경영진과 MZ세대 젊은 직원과의 소통
  • ▲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뉴데일리DB
    ▲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뉴데일리DB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사무연구직 노동조합(사무·연구직 노조)의 첫 상견례가 불발됐다. 

    주요 기업이 젊은 직원과 접점을 만들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성과 보상을 둘러싼 내부 불만이 고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사무·연구직 노조는 정 회장 측으로부터 만나기 어렵다는 내용의 입장을 전달받았다.

    사무·연구직 노조는 지난 20일 정 회장에게 ‘사측과의 상견례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발송했다. 이들은 “마주 앉아 인사를 나누는 상견례 형식의 자리를 갖는 것을 제안한다”며 “오는 4일 오후 6시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정 회장과 사무·연구직 노조의 만남이 무산된 이유로는 복수노조, 교섭창구 다양화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꼽힌다. 특히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앞두고 생산직 중심 기존 노조와의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실제 이상수 현대차 노조지부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조가 흩어지길 바라는 쪽은 자본”이라며 “이들(젊은 직원 및 사무·연구직 노조)을 어떻게 달래고, 안고 갈 것인지 고민이 많다”고 젊은 층을 의식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지난 4월 26일 출범한 사무·연구직 노조는 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가 중심이다. 이들은 생산직 중심으로 된 급여체계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위원장은 계열 회사인 현대케피코 소속 이건우(27) 매니저가 맡고 있다.

    일각에선 정 회장과 사무·연구직 노조 간 상견례 무산으로 내부 불만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대기업에선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성과급 선정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 별도 노조 결성 등의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경영진은 자기 목소리를 내길 원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젊은 직원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직원과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고 의견 수렴에 나섰다.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CFO) 등은 직원 간담회에서 사업 현황과 미래 전략을 공유하고 조직 문화 혁신에 대해 강조했다. 직원이 직접 경영진에게 건의하는 시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성과급 논란에 몸살을 앓았다. 지난 1월 ‘기본급의 400%(연봉의 20%)’로 성과급이 결정되자 “산정 방식을 공개하라”는 거센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향후 경영 방향은 공정함과 투명함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성과급 논란은 단순한 금액 문제가 아니다”라며 “소통하고 노력한 대가를 정확한 기준에 따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자 요구”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성과급 지급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급 시기를 앞당기는 등의 대안을 준비 중이다.

    정 회장은 최근 온라인 타운홀미팅에서 “인재를 보호하고, 발굴하고, 키우기 위해  모든 자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보상이 부족하다는 직원의 지적에 대해선 책임을 인정하고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