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업체 정산 전 매출채권 담보 단기대출 저신용자 이용 가능, 소상공인 현금유동성 확보KB셀러론 작년 대출 2174억, 전년 比 753%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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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이나 지마켓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물건을 파는 소상공인들이 매출채권을 담보로 단기 자금을 빌릴 수 있는 ‘e커머스(전자상거래) 금융’이 인기를 끌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신용등급 제한없이 급전을 융통할 수 있어 경영과 자금애로 해소에 도움을 받는다. 

    10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e커머스 입점 업체(판매자)를 대상으로 내놓은 ‘KB셀러론’의 매출 성장세가 가파르다. 

    KB셀러론은 온라인마켓에서 물건을 파는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정산금을 먼저 지급받고, 은행이 정산금을 받아 자동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상품이다. 

    국민은행은 2018년 8월 말 은행권에서 처음 e커머스 금융 KB셀러론을 출시했다. 위메프 판매자에게 매출의 80%만큼 자금을 대줬다. 

    위메프를 시작으로 현재는 쿠팡, 이베이코리아(G마켓, G9, 옥션), 더블유컨셉코리아, 무신사까지 제휴 플랫폼을 넓히고, 정산금의 최대 90%까지 대출액을 확대했다. 

    출시 첫해인 2018년 셀러론의 대출건수는 12건, 대출액은 3억1100만원에 불과했으나 이듬해인 2019년 2982건, 254억7800만원의 실적을 올리며 급성장했다. 지난해는 3만2254건, 2174억3700만원을 대출해줬는데 1년새 753%(1919억5900만원) 급증한 규모다. 

    올해도 1분기에만 1만8378건, 1030억4200만원을 실적을 거두며 전년도 절반의 실적을 1분기 만에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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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러론이 쇼핑몰 입점 소상공인들로부터 돌풍을 일으키는 이유는 신용평가 없이 매출채권을 담보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4%대)의 급전을 대출해주기 때문이다. 

    e커머스 업체들은 구매가 일어난 뒤 빠르면 10일에서 최대 60일 이후에 소상공인들에게 정산을 해준다. 구매대금이나 인건비 지급을 위해 판매대금 정산이 빠르게 필요한 소규모 입점 업체엔 짧지 않은 기간이다. 

    KB셀러론은 이 틈을 파고들어 연 4%대 금리로 매출채권이라는 현금흐름만 보고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운전자금을 대출해준 것이다. 

    KB셀러론 출시 전까지 영세 소상공인들은 연 15%가 넘는 고금리의 개인간거래(P2P) 상품을 주로 이용해왔으나 셀러론을 이용하면서 금리 부담이 절반 이상 줄었다. 덕분에 현금 유동성을 조기 확보해 재고관리와 금융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국민은행이 독보적 성과를 거두자 경쟁은행들도 e커머스 금융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쿠팡·배달의민족 등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자영업자의 정산예정금을 담보로 단기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비대면 ‘신한 퀵정산 대출’을 선보였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공동으로 개발한 상품으로 최장 69일까지 소요되는 자영업자의 온라인 플랫폼 매출 정산기일 단축을 위해 정산예정금을 사전 확인하고 이를 단기 운전자금 대출로 선정산하는 상품이다. 

    대출 대상은 쿠팡, 티몬, 위메프, 무신사, 배달의 민족에 입점한 자영업자로 △금리는 최저 3.4% △기간은 6개월 △대출 한도는 매출액에 따라 최대 1억원까지 가능하다. 

    KCB가 온라인 플랫폼들의 매출을 통합 제공해 자영업자들은 개별 신청없이 신한은행과의 대출 약정 한 번만으로 해당 플랫폼 모두에서 선정산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SC제일은행도 티몬 입점 사업자에게 연 5.8%의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e커머스 금융상품을 지난해 6월 출시했다. 우리은행도 11번가 입점 사업자를 위한 마이너스 통장 형태의 대출을 개발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사업자의 비즈니스 트렌드가 과거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함에 따라 금융사들은 온라인 마켓과 플랫폼 제휴를 확대하며 이 같은 새로운 틈새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며 “영세 소상공인을 도울 수 있고, 부실위험도 적어 금융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