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금산공장 다시 생산 중단치솟는 해상 운임까지 이중고반덤핑 불확실성 해소·수요 개선·타이어값 상승 기회 놓칠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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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업계가 ‘화물 대란’이라는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배를 구하지 못해 공장을 멈추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경기 회복과 수요 개선, 상당 부분 해소된 대외 불확실성에 긍정적 시각이 많았으나 수출이 막혀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는 24일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회사 측은 “선복 부족에 따른 생산 조정 때문”이라고 밝혔다. 생산 중단은 오는 26일까지다. 이번 중단으로 약 40만 개의 타이어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됐다.대전공장과 금산공장이 가동을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0~12일 회사 측은 같은 이유로 공장 문을 닫았다. 누적 생산 차질이 80만 개로 추산된다.업계 한 관계자는 “24시간 공장을 돌리는 게 낫지, 멈추면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다”며 “화물 대란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선복 부족을 눈여겨보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로 수출이 대부분 막히자 비싼 시베리아횡단철도로 운송에 나섰다.회사 측은 “철도로는 많은 물량을 옮길 수 없어 급한 경우에 활용하는 것”이라며 “‘부르는 게 값’이 돼 버린 해상 운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치솟는 해상 운임은 타이어 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부피가 크고 무게가 커 마땅한 대안을 찾기 쉽지 않아서다.해상 운임 수준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1일 3703.93으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1년 전(1015.33)과 단순 비교해 264.8% 뛰었다. 타이어를 만들어도 비싼 운임에 배가 없어 수출을 중단해야 할 초유의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화물 대란을 촉발한 것은 코로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각국이 봉쇄 조치를 잇따라 완화하면서 예상보다 수요가 빠르게 회복돼 공급이 부족해졌다. 물동량이 늘어나자 선박 일정도 잇따라 지연되고 있다. 검역 강화와 하역 작업이 늦어지는 데 따른 것이다.업계는 뼈아프다는 반응이다. 업황이 조금씩 개선되는 와중에 화물 대란을 맞닥뜨렸기 때문이다.지난달 미국 상무부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27.05%, 금호타이어 21.74%, 넥센타이어 14.72%의 반덤핑 관세율을 산정해 발표했다. 예비관세율보다 최대 11.02%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왔다.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덤핑 관세 부과는 이미 예고된 사안”이라며 “반덤핑 관세율 확정으로 불확실성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27.05%, 금호타이어 21.74%, 넥센타이어 14.72%의 반덤핑 관세율은 이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 판정으로 효력이 발휘하게 됐다.이 밖에 미국 중심의 빠른 수요 회복, 하반기 가격 인상 흐름 등도 기대 요인으로 꼽혔다. 한 관계자는 “가격 인상 등을 보면 공급 업체가 주도하는 타이어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출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