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 첫 탑재고속도로 주행 보조 2,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내비게이션·라이다·카메라로 편안함 극대화
  • ▲ ‘뉴 K9’ ⓒ기아
    ▲ ‘뉴 K9’ ⓒ기아
    신경 쓸 일이 없었다. 사람이 운전 하듯 영민하게 기어 단수를 바꿔 물고, 엔진 회전수(rpm)를 조절하며, 스스로 주행 모드를 변경했다. 기아가 새로 선보인 ‘뉴 K9’은 운전이 가장 쉬운 세단이었다.

    지난 29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시승 행사에서 뉴 K9을 만났다. 경기 포천시에 있는 한 카페까지 왕복 90㎞ 구간을 달렸다.

    시승한 모델은 마스터즈 트림(세부 모델)에 베스트 셀렉션Ⅱ, 뒷좌석 모니터 등을 넣은 8400만원짜리였다.

    3년여 만에 부분 변경을 거친 뉴 K9은 기아의 새 ‘패밀리 룩’을 적용했다. 라디에이터 그릴 크기를 키우고 V자 모양의 무늬를 넣었다. 좌우로 길게 배치된 발광다이오드(LED) 헤드 램프로 인해 차체는 낮고, 넓게 보였다.

    리어 램프는 수평으로 연결하고 필기체 형식의 새 로고를 넣었다. 다만 단정했던 이전과 달리 겉모습은 파격에 가까웠다. 최상위 세단 수요층에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운전석 문을 열고 앉아 봤다. 푹신하면서도 몸을 탄탄하게 받쳐주는 가죽 좌석, 스웨이드 소재로 감싼 지붕은 딱 봐도 고급스럽다. 특히 적용된 밝은 갈색의 ‘새들브라운’은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14.5인치 화면과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지문 인증 등 편의 사양은 없는 것이 없었다.
  • ▲ ‘뉴 K9’ ⓒ기아
    ▲ ‘뉴 K9’ ⓒ기아
    소음·진동·거슬림이 없는 내부는 시속 100㎞까지 올라가도 조용했다. 불규칙한 노면을 달릴 때 전달되는 충격이 거의 없다. 네 바퀴 굴림 방식과 도로 상태와 교통정보를 미리 예측해 작동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덕분이었다.

    최고 출력 315마력을 내는 3.8 휘발유 엔진은 전장(길이) 5140㎜의 몸집을 부드럽게 밀어붙인다. 자연흡기 특유의 시원시원함과 빠른 반응속도는 운전대를 맡기면 편하고, 직접 운전하기에 지루하지 않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이었다. 주행 중 맞닥뜨릴 수 있는 오르막과 급가속 시 기어 단수와 rpm을 알아서 보정해줬다.

    자동변속기는 오르막을 오를 때 이따금 제 단수를 찾지 못해 rpm이 떨어지고, 힘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운전자가 기어변속장치인 패들 시프트 조작이나 가속 페달을 꾹 밟아야 한다.

    그러나 뉴 K9의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은 내비게이션, 라이다, 카메라를 활용해 교통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스스로 기어 단수를 제어했다. 나아가 도로의 높낮이와 굽은 길의 휘어진 정도, 앞차와의 거리 등을 토대로 최적화해 변속기를 작동한다.

    특히 고속도로 본선 합류 지점에 들어선 순간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꿔 성능을 극대화했다. 차선 변경이 끝나면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다. 안전과 연료 효율, 쉬운 운전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이 밖에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등 최신 반자율주행도 들어가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은 6년 동안 연구개발에 매달린 성과”라며 “과거 애플 아이폰처럼 여러 기능을 통합해 구현했고, 향후 선보일 자율주행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뉴 K9은 부분 변경을 거치면서 엔진 라인업을 3.8L 휘발유와 3.3L 휘발유 터보로 재편했다. 판매 가격은 5694만~7608만원이다. 3.8L 휘발유 엔진을 얹은 모델이 보다 접근성 있는 가격을 갖췄다는 평가다.
  • ▲ ‘뉴 K9’ ⓒ박상재 기자
    ▲ ‘뉴 K9’ ⓒ박상재 기자
  • ▲ ‘뉴 K9’ ⓒ박상재 기자
    ▲ ‘뉴 K9’ ⓒ박상재 기자
  • ▲ ‘뉴 K9’의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 ⓒ박상재 기자
    ▲ ‘뉴 K9’의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 ⓒ박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