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에베 韓 진출 위해 법인 설립에트로, 몽클레어도 직진출 선언韓 명품 시장 7위… 한국 시장 중요도↑
  • ▲ 로에베 모델 현아
    ▲ 로에베 모델 현아
    경기 불황에도 높은 인기를 실감하는 명품 브랜드들의 직진출 행렬이 거세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국내 패션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틈을 노린 이들은 직진출을 통해 한국 시장 공략에 본격 팔을 걷어 부친 것으로 해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로에베(LOEWE)는 최근 한국 직진출을 위해 로에베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사무실은 서울 강남구 삼성로 511에 마련됐다. 

    프랑스 패션기업 루이비통 모엣 헤네시(LVMH)그룹이 보유한 로에베는 170여년 역사의 스페인 가죽 명가로서 스페인 왕실에 가죽 제품을 공급해 왔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는 독특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최근 몇 년 새 인기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로에베는 과거 한국법인인 로에베코리아에서 운영했으나 영업 부진으로 고전해오다가 2013년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손을 잡게 됐다. 이어 2015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코오롱FnC)이 전개해왔다. 코오롱FnC는 로에베코리아에 재고 등 자산을 양수하면서 주요 백화점 매장에서 그대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로에베 뿐 아니라 에트로도 한국 시장에 직진출을 선언했다. 에트로코리아는 1992년부터 국내에 에트로 제품을 수입·유통해온 듀오와 계약을 종료하고 올해부터 직진출로 전환했다. 회사 측은 한국 시장에 더 집중하고 브랜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몽클레르도 지난해 3월 직진출로 전환했다. 이 회사는 2015년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합작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합작 당시 49%였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분 중 43.34%를 210억원에 인수하고 법인을 몽클레르코리아로 바꿨다.

    이밖에 돌체앤가바나, 지방시, 멀버리 등도 최근 직진출로 선회하기도 했다. 제품이 경기 침체와 무관하게 제품이 인기를 끌자 직접 한국 시장을 챙겨야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 직진출하는 배경에는 국내 패션 업체들의 노력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쌓이고 매출이 높아지자 수익 증대를 위해 직접 뛰어 한국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대게 수입 브랜드들은 한국 시장에 진출 초기에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회적으로 들어와 기반을 닦은 후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겠다고 나서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직진출의 이유에는 한국 명품 시장의 성장세에 있다. 한국 명품 시장은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명품 업계가 불황을 겪을 때도 타격을 받지 않았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 매출 규모는 125억420만 달러(약 14조 원)로 전 세계 명품 시장에서 7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직진출 비중이 늘었다는 건 명품 시장에서 한국의 중요도가 높아졌다는 증거"라면서도 "직진출했다 국내시장 적응에 실패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브랜드들도 종종 있어 직진출이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