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처, 작년 확대했다 올해 축소 추락 등 대형사고 발생에 사용만 인정현장 "안전에 경중 따질 수 있나"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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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등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건설현장 근로자를 위한 생수를 구입하려던 안전관리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작년 고용노동부가 혹서기에 구입하는 생수, 에어컨 등은 안전관리비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직접 안내했으나 올해는 불가능하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15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올해 혹서기에는 생수, 냉동고, 냉장고 임대비용 등을 산업안전관리비로 사용할 수 없도록 결정했다.최근 건설현장에서 추락과 충돌, 붕괴 등 대형사고가 지나치게 많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고용부 관걔자는 "현장근로자 안전에 투입되야할 안전관리비용을 생수나 냉동고, 에어컨 임대에 쓰이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며 “생수나 냉방기기 임대보다 근로자 휴식을 유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언급했다.작년 건설현장에 직접 공문을 보내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사용항목을 한시적으로 확대한 것은 특수케이스라고 설명한다. 앞선 관계자는 "작년 코로나19 발생 등 이례적인 상황을 감안해 예외적으로 인정한 것이고 올해는 다르다"며 "원칙적으로 안전관리비는 목적에 맞게 안전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업계는 고용노동부의 태도에 당혹감을 내비친다. 건설현장 상황은 매년 달라질것 없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데 고용노동부 판단에 따라 사용할수 있는 안전관리비 항목이 달라진다는 이유에서다.올해 건설 근로자들의 현장상황은 작년과 비슷하다. 코로나19는 여전해 마스크를 착용해야하며 올해 여름철 폭염 수준도 예년 못지 않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해를 두고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2018년 수준의 더위와 열돔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내년 시행될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열사병 등 온열질환도 과로사 관련 직업성 질병 항목 중 분류했다. 안전사고 항목 가운데 하나로 인정할 정도로 비중있게 다루는 셈이다. 고용노동부도 지난해에는 코로나19에 따른 마스크 착용으로 온열질환자가 더 증가할 수 있고, 최근 5년간 폭염에 따른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온열질환 재해 예방을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는 뒷전으로 미룬 모양새다.일각에선 올해 HDC현대산업개발 광주 철거현장 붕괴, 태영건설 공사장 인부 사망 등 대형 사망사고 발생으로 민감해진 고용노동부가 몸사리기에 나섰다고 지적한다. 중대사고가 빈번한 상황에서 안전관리비 사용 범위를 확대했다 문제가 발생하면 관리 소홀에 따른 책임은 고용노동부가 떠안을 수 있어서다.건설현장에서 근무중인 A씨는 "안전에 있어 경중을 따질 수 없기에 안전관리를 쓸 수 있는 경우를 더 늘려야 하는데 고용노동부는 작년엔 (안전관리비 항목 범위를) 확대하다 올해 갑자기 축소하면서 혼란만 야기했다"며 "결국 공사비가 넉넉치 않은 소규모 현장에선 생수 지원이나 냉방기기 임대를 최소화할 것이고, 그 피해는 근로자가 고스란히 보게 될 것"이라며 비판했다다만, 전문가는 고용노동부가 건설업계가 현장 근로자 안전을 위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산업안전관리비는 원칙적으로 산업현장의 안전관리에 사용되는 것이 맞다. 특히 혹서기는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이라 생수 구입이나 에어컨 임대 등은 사전 공사소요비용에 반영되는 것이 적절하다"며 "다만, 산업안전관리비가 충분히 증액되는 여건이 갖춰지면 비용 절감에 따른 근로자 피해 최소화는 물론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