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착공·2030년 첫 입주…업계 반응 '시큰둥'공사비 올라 강남권도 유찰…"사업참여 실익 적어"
  • ▲ 일산신도시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 일산신도시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정부가 13곳 3만6000가구 규모에 이르는 1기신도시 선도지구를 공개했지만 정작 시공을 맡을 건설사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분당을 제외하면 사업성 자체가 크지 않은데다 공사비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현재와 같은 고금리·고물가, 공사비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경우 정부가 예고한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는 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등 1기신도시에 가장 먼저 재건축을 추진하는 13개 선도지구를 선정해 총 3만60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는 1기신도시 전체 정비물량인 30만구의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번 선도지구 지정을 시작으로 후속절차에 돌입해 2027년 착공, 2030년 첫 입주를 실현하겠다는게 정부 계획이다.

    건설업계는 1기신도시 재건축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자재값과 공사비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요즘 한강변이나 강남권도 공사비 탓에 입찰을 망설이는 분위기인데 1기신도시는 더하지 않겠느냐"며 "현재로선 분당을 제외하면 수익성이 크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공사 선정까진 아직 시간차가 있어 섣불리 예단하긴 어렵지만 1군건설사 참여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시공사 선정 시점 공사비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실제 총공사비 1조2831억원에 달하는 신반포2차아파트 재건축사업은 두 차례의 시공사 입찰에 현대건설만 참여해 모두 유찰됐다.

    또 건설사 한 곳만 입찰에 참여해 유찰돼 수의계약을 전환되기도 했다. 총공사비 1조2831억원에 달하는 신반포2차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두 차례의 시공사 입찰이 현대건설의 단독 참여로 모두 유찰됐다.

    서울 서초구 방배7구역 주택재건축 경우 지난 4월과 6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응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단 한곳도 없었다.

    지난 8월 세번째 입찰공고를 낸 뒤에야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SK에코플랜트가 입찰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조합원 추가분담금이 사업추진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1기신도시 단지들은 선도지구 선정을 위해 추가 공공기여를 약속하고 임대주택 비율을 최대한 높이는 등 공격적인 제안을 했다.

    그 영향으로 사업성이 떨어지고 수억원 추가분담금이 발생할 경우 주민간 갈등이 불거지거나, 사업추진이 늦어질 수 있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1기신도시 단지들은 대부분 중층아파트라 늘어나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조합원 분담금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연 리스크가 큰 사업장에 건설사가 무리하게 뛰어들 이유는 없다"며 "다만 공사 규모 자체는 상당히 크기 때문에 공사비 등 시장상황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